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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밀려온다

테슬라도 현대기아도 中 LFP 채택…KG는 BYD와 맞손

2023-08-31     김정우 기자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 비중이 늘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안방인 국내 시장에도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 차종이 밀려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KG모빌리티가 선보일 예정인 전기차 ‘토레스 EVX’에는 중국 BYD가 만드는 73.4kWh 용량의 블레이드 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는 얇고 긴 셀 형태로 탑재 효율을 높여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LFP 배터리의 단점을 개선한 제품이다.

LFP 배터리는 BYD를 비롯해 CATL 등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주력 제품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로 생산해온 삼원계 배터리 대비 부피당 에너지 용량이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고 화재 등에 대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중국산 LFP 배터리 채택 비중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FP 비중은 약 35%로 2018년 약 8%에서 급성장했다.

BYD 배터리를 적용하는 토레스 EVX의 경우 152.2kW 전기모터를 통해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 약 420㎞(KG모빌리티 측정 기준)를 제공하며 가격은 4000만원대 후반에서 5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BYD는 KG모빌리티와 2021년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기존 ‘코란도 이모션’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양사는 국내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출시될 KG모빌리티의 신형 전기차 전반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는 협력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BYD는 자체적으로도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BYD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실’, ‘돌핀’, ‘아토’ 등 6개 모델의 상표를 국내에 출원한 바 있으며 올해 4월에는 GS글로벌을 통해 전기트럭 ‘T4K’을 출시, 국내 상용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배터리와 전기차를 모두 직접 생산하는 BYD는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등까지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SNE리서치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20.9%로 테슬라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 Y’도 국내에 상륙했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후륜구동 모델로 기존 대비 약 2000만원 가격을 낮춘 5699만원에 판매된다.

기아도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적용한 ‘레이 EV’의 사전예약을 개시했다. 35.2㎾h 배터리 용량으로 64.3㎾ 모터를 통해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 205㎞(복합)를 지원하며 가격은 2700만원대로 책정됐다. 기아는 중국에서도 LFP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EV5’를 선보인다.

이밖에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메르세데스-벤츠 ‘EQE’ 등 차종에도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LFP 배터리의 성능 개선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CATL은 지난 16일 10분 충전으로 400㎞의 주행이 가능한 LFP 배터리를 개발, 올해 생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온링’ 등 자체 기술을 적용해 15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고 영하 10도 환경에서도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LFP 배터리 경쟁력에 힘입어 중국 업계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CATL은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6.8%로 1위며, BYD는 15.7% 점유율로 LG에너지솔루션(14.5%·3위)을 밀어내고 2위를 차지했다. CALB, EVE, 궈시안, 신왕다까지 중국 배터리사 점유율 총합은 62.6%에 달한다.

국내 배터리 3사도 LFP 개발에 뛰어들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선적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SK온은 올해 3월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SDI도 울산 공장에 국내 첫 LFP 생산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