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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MG손보·KDB생명·ABL생명...금융지주들 대거 참전 '알짜 보험사'에 군침

비은행 포트폴리오 넓히려 적극 인수 참여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 후 골치 우려도

2023-09-20     최동수 기자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중소보험사 여러 곳이 매각을 진행하면서 업계 재편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대형 금융지주나 사모펀드 등 이른바 '큰손'들이 인수전 참여 의사를 드러내며 보험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열악한 재무 건전성으로 인해 매수자 측 신용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추가 투입 자금 규모와 투입 기간을 예측할 수도 없어 최종적으로 M&A가 성사되긴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3분기 실적 집계가 끝나는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지분 77%를 보유 중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보를 매물로 내놨다. 사모펀드(PEF)인 JKL파트너스는 3734억원에 인수한 이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7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업계에선 롯데손보의 인수 후보군으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교보생명의 인수전 참전도 예상된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하는 교보생명은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는 등 손보사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상보다 높은 매각가는 인수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M&A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로 2조7000억원에서 3조원대 수준을 예상했지만 업계에선 롯데손보의 규모나 실적을 봤을 때 3조원의 매각가는 과대평가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롯데손보의 성장세가 돋보였지만 3조원대의 인수가는 너무 높다"며 "대형 금융지주 역시 그 금액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매각 '5수'에 도전한 KDB생명도 인수에 나선 하나금융그룹이 실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며 최종 결단만 남겨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최종 인수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은 실사 결과를 최종 검토한 뒤 KDB생명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인수 가격 협상도 진행될 예정이다.

ABL생명도 여러 PEF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ABL생명은 최근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했는데 복수의 국내외 PEF 운용사들로부터 인수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매자들은 실사에 돌입하며 ABL생명도 조만간 판매 가능성이 무르익은 상태다.

MG손해보험도 2차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월 당시 입찰에 응한 기업이 한 곳도 나오지 않으면서 결국 매각에 실패했던 MG손해보험은 최근 최대 주주인 JC파트너스와의 소송에서 금융위가 승소하면서 예금보험공사가 다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유력 인수 후보자로는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는 교보생명이 거론되고 있지만 MG손보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와의 소송 리스크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매각전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돼 기업 가치가 상승한 동양생명 역시 매각 작업이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양생명은 전속설계사 영업소 수를 감축했으며 경영진이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매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KDB생명. 사진=KDB생명.

◇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에 사활

대형 금융지주와 사모펀드 등이 연이어 보험사 인수에 나선 이유는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서다. 특히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부족한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위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KB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신한금융은 경쟁력을 갖춘 생명보험사와 달리 손해보험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KB금융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상반기 순익이 KB금융보다 3700억원 뒤처졌는데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 부문 격차가 크게 벌어진 영향이 컸다. KB손해보험은 올해 반기 만에 5252억원의 순익을 실현시킨 반면 신한EZ손보는 같은 기간 13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금융도 하나생명과 하나손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생·손보에서 하위권에 속해 추가 인수가 필요하단 분석이다. 상반기 하나손보는 1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생명의 순이익은 131억원에 불과했다. 2분기에 흑자전환을 이루며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지만 수익 규모는 크지 않았다. 결국 두 곳의 당기손익은 50억원 적자에 그쳤다.

또 금융지주들은 영업이익 중 이자 이익의 비중만 커졌다는 비판에 비이자 부문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세우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헬스케어·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사모펀드들 역시 올해부터 신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되면서 불확실했던 수익 예측이 안정적으로 변화하면서 보험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노리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비은행을 강화하려는 지주사와 사모펀드들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며 "다만 가치가 높아진 만큼 가격 부담이 생겼기 때문에 고민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열린 '2023년 동양생명 연도대상' 시상식. 사진=동양생명.

◇ 재무 정상화 위해 무리한 투자 이어질 수도

다만 일각에선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이 열악해 정상화를 위해선 인수 자금 외에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고 상반기 기록한 최대 실적이 새 회계제도로 인한 '부풀리기' 효과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실제 일부 보험사는 한 사모펀드가 인수 후 수천억원을 투입했지만 재정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또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 하반기부터 적용하는 IFRS17 계리적 가정의 공통 가이드라인을 변수로 꼽았다. 해당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상반기 실적보다 저조한 하반기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생각보다 높은 몸값도 걸림돌이다. 실사를 통해 책정한 기업 가치보다 높은 인수가로 인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비판론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사 관계자는 "KDB생명 매각가가 2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투입 자금까지 더해 합계가 1조3000억원을 상회하면 이를 인수하는 곳의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