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내년 4분기부터 북미시장서 테슬라 충전방식 채택
2024년 4분기부터 신차에 NACS 포트 적용키로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규격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가 이름처럼 북미 시장의 대세가 됐다. 미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현대차·기아도 결국 해당 규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현대차 북미법인(HMNA) 등에 따르면 2024년 4분기부터 미국서 판매하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전기차에는 NACS 규격의 충전포트가 장착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테슬라 충전기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구형 전기차 소유주에게 복합 충전 시스템 포트를 갖춘 어댑터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 전기차도 테슬라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북미에선 테슬라가 초급속 충전기 ‘슈퍼차저’ 등 자체 충전 시설을 공공에 개방키로 결정하면서 이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속속 NACS 도입을 결정했거나 검토 중이다. 현재 NACS 방식 도입을 공식 발표한 곳은 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등이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충전방식 도입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현대차 등은 북미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선 NACS 적용이 유리하지만, 전기차 보급 전략에 테슬라의 입김이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인베스터데이에서 김흥수 GSO(Global Strategy Office) 담당 부사장은 "테슬라 규격을 쓴다면 당장은 북미 소비자들이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테슬라가 관리하는 체계 아래서 다른 회사들의 EV 전략이 전개되는 데 어떤 영향을 줄 지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그룹이 북미서 전기차 판매에 탄력을 받으면서 ‘견제’보단 대세에 편승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캘리블루북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이 미국서 판매한 전기차는 3만7800대로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1위 테슬라(33만대)와 격차는 크지만 브랜드 인지도 제고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기존의 ‘전기차 동맹’ 구축도 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GM,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BMW, 혼다 등과 함께 CCS(Combined Charging System) 규격을 기반으로 한 3만대 규모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사업을 준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