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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보선 패배' 충격 빠진 국민의힘…총선 앞두고 '쇄신론' 대두

보선 패배에 당 체질개선 촉구 목소리 쇄도 김기현 "총선 승리 위한 특단의 대책 강구"

2023-10-12     박준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제22대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여권이 충격에 휩싸였다. 수도권 민심의 풍향계로 평가받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에 완패한 까닭이다. 차이는 17.15%포인트. 예상보다 큰 차이에 당 안팎에서 비판과 반성의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여권은 내년 총선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심을 다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강서구민들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며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우리 당이 약세인 지역과 또 수도권 등에서 국민의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더 낮은 자세로 민심에 귀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비록 선거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결과를 견강부회하지 않고 민심의 회초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패배를 딛고 다시 전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는 전국 기초단체 중 한 곳에 불과하나, 국민 전체 민심으로 여기고 그 뜻을 깊이 잘 헤아려가겠다"고 밝혔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11일 서울 강서구 캠프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역대급 참패" "尹대통령 책임" 등 당내 비판 목소리 쇄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종 득표수 13만7065표(득표율 56.52%)를 기록하면서 9만5492표(39.37%)를 얻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강서구의 경우 전통적으로 야권의 지지세가 강한 곳인 데다 이번 보선이 김 후보의 귀책에 따라 열렸던 만큼, 여권은 애초 승산을 높게 보진 않았다. 하지만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던 만큼, 충격파는 상당한 모양새다. 

이미 여권 내부에서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역대급 참패"라면서 "민심 이반이 이렇게까지 심각한 줄 미처 몰랐다. 도대체 이렇게 민심이 멀어져 갈 때까지 우리는 그동안 뭘 했는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의 인적 쇄신을 촉구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몰라도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민심이 확인된 선거였다"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받은 후보를 3개월 만에 사면복권 시켜서 선거에 내보낸 것은 대통령의 의지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기현 지도부에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라 대통령께서 책임을 지셔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서구청장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구상찬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공천 실패를 간접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그는 "자칫 정권의 오만함으로 국민들에게 비친 것은 아닌지 이렇게 생각을 해본다"며 "사면복권으로 보궐선거를 만든 당사자가 다시 나왔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제일 큰 요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선 참패와 관련해 "한마디로 망했다. '폭망'"이라면서 "원래 같으면 지도부는 사퇴해야 할 거라고 보이지만 그렇게 할지는 의문이다. 지금 이런 분위기로 가면 수도권 선거에서 좋은 인재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내에서도 용산에서 세운 지도부를 또 용산 스스로 내려야 하는지, 또 그걸 가지고 당내에 시끄러운 일들이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도 지도부 사퇴와 비주류 포용론 등 당의 체질 개선 요구와 함께 김 후보를 사면복권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촉구하는 게시물이 쇄도하고 있다. 보선 패배가 확정된 전날 오후부터 시작해 이날까지 관련 게시물은 1000건을 넘어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 관계자가 출입문을 닫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표심 확인된 '총선 전초전'…與, 13일 쇄신안 발표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서울 지역 마지막 선거에서 민심의 경고등을 확인한 여권은 '수도권 위기론'을 해소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국민의힘은 오는 13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의 체질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임명직 당직자들이 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쇄신안에 지도부 교체 등 급격한 변화가 담기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험지에서의 패배를 수도권 민심을 가늠할 전초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도부에 마냥 책임을 전가할 순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천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선거를 진두지휘한 것은 김 대표지만, 윤 대통령도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구청장직 상실로 치러진 선거였던 만큼 '무공천'을 검토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김 후보를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했고, 국민의힘은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은 김 후보를 공천했다. 

대통령실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이번 보선 결과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지도부 사퇴 없이 보선 패배에 대한 반성을 이어가면서 총선 전략을 원점부터 재구축하는 형태의 쇄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거리를 둘 가능성도 있다. 이번 보선과 같이 대통령실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다면, 결국 본게임인 내년 총선에서도 패배의 쓴맛을 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당 내부에서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보선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공천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면서 "대통령실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려면 공천을 비롯한 모든 선거 과정에서 한 발 물러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