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30만장 '너도나도 PLCC'…휴면카드 급증·혜자카드 실종 등 부작용 우려
다양한 장점의 PLCC, 카드업계 대세로 급부상 2015년 이후 각종 총 134종·733만장 발급 과열경쟁 따른 연회비 부담 증가 등 문제점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특정 업종·업체의 서비스가 부각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가 카드업계 대세로 자리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신규회원 유치·마케팅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이 있는 PLCC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히트 상품 찾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현재까지 700만장이 넘는 PLCC가 발급됐다. 고객들도 자주 이용하는 업체의 PLCC를 통해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과열 경쟁으로 인해 제휴·발급이 무분별하게 진행되면서 소비자 피해 역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휴면카드 증가 △연회비 부담 가중 △'혜자카드' 실종 등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감시감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국민의힘·경기 평택시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PLCC는 지속 증가해 올해 7월 기준 733만8677장이 발급됐다.
PLCC 카드는 카드사가 특정 제휴사에 해당하는 집중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를 의미한다. 1개 카드사와 1개의 제휴사가 단독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형태로 여러 제휴사와 적립 및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카드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 2015년 현대카드가 이마트와 제휴해 '이마트 e카드'를 선보인 이후 올해 7월까지 꾸준하게 출시된 PLCC는 총 134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다양한 업계와의 제휴를 통한 PLCC 출시는 계속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CJ ONE 멤버십의 혜택을 강화한 'CJ ONE 프리즘 신한카드'를 출시했으며 KB국민카드는 쿠팡과 함께 '쿠팡 와우 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e커머스, 플랫폼 등 다양한 업종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PLCC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혜택을 최대한 드리기 위해 PLCC를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업황 악화에 포기하지 못하는 PLCC
카드사들은 PLCC를 통해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없이 제휴 브랜드의 충성 고객을 흡수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좋아하는 브랜드 혜택을 꾸준히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제휴사와 함께 마케팅을 펼치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기 때문에 카드사는 마케팅 비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범용 혜택보다는 제휴 브랜드에서의 혜택을 큰 폭으로 집중적으로 제공하여 관련 데이터 역시 효과적인 수집이 가능하다.
고객들의 관심 역시 아직까진 뜨겁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PLCC 발급 경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3.1%(304표)가 'PLCC를 발급해 보지는 않았으나, 발급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2위는 '발급해 봤다' (36.5%, 257표), 3위는 '발급해 보지 않았고, 발급 의사가 없다'(20.4%, 144표)가 차지했다.
카드고릴라 관계자는 "다양한 PLCC의 출시는 특정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은 카드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선택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발급량 늘수록 관련 문제도 함께 증가
다만 업계에선 PLCC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발급량이 늘어날수록 관련 문제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휴면카드 증가 △연회비 부담 가중 △'혜자카드' 실종 등을 부작용으로 꼽으며 금융당국의 책임감 있는 감시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카드사의 특정 PLCC의 경우 카드사와 유통사 간 계약이 끝나자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었다. 또 특정 기간 혜택만 받고 해지해 버리는 '체리피커' 양산에도 PLCC가 이용되면서 발급된 이후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도 증가했다. 휴면카드 증가는 소비자들의 연회비 부담으로 이어져 PLCC는 발급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카드사의 역량이 PLCC 카드에 집중되면서 혜자 카드 단종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롯데카드 '라이킷펀',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위비온플러스' 등 많은 혜택을 담은 혜자 카드가 자취를 감췄다. 2017~2018년 100개 안팎이던 신용·체크카드 단종 건수가 2019년 이후 매년 200여개로 늘어났을 만큼 카드사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카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는 일정 기간 동안 휴면카드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생기게 되고 소비자도 사용하지 않는 카드로 인한 정보 유출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결국 휴면카드 증가는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우려에도 카드사들은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 이를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문제가 많은 걸 알면서도 결국 수익을 위해선 PLCC 카드 발급을 멈추진 않을 것이다"라며 "많은 고객이 찾는 카드는 더 키우고 고객이 없는 카드는 줄이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