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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도넛·도시락·라면 만든다...'이색 협업'으로 고객 유혹

음식·친환경 용기 만들며 다양한 마케팅 브랜드 각인 효과 얻지만 부정적 시각도

2023-10-26     최동수 기자
사진=KB국민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카드사들이 할인·경품 증정 등 보편적인 이벤트에서 벗어나 다양한 업체와의 색다른 협업을 통해 이색 마케팅에 나섰다. 도시락·도넛·라면을 만들고 친환경 에코 용기를 증정하는 등 트렌드에 민감한 MZ고객들과의 소통을 위해 이종업과의 콜라보레이션에 적극 도전하고 있다.

이색 마케팅으로 카드사들은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지만 업계에선 대출 금리를 줄이고 무이자 할부 혜택을 늘리는 등 소비자 친화적 금융 서비스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KB국민 노리2 체크카드' 발급 25만좌를 기념해 올드페리도넛과 협업해 '노리2 도넛'을 내놨다. 'KB국민 노리2 체크카드' 컬러인 블루, 민트, 블랙 색상을 입힌 '노리2 도넛'은 서울 지역 '올드페리도넛' 매장(가로수길점, 한남점, 잠원점, 사당점, 용산아이파크몰점, 고척아이파크몰점)에서 다음 달 4일까지 판매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MZ세대에 맞춘 이색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특색있는 이벤트를 지속 기획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색 협업이 가장 활발한 카드사는 현대카드다. '젊은 경영'을 내세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지휘 아래 현대카드는 지난 2011년부터 생수·라면·친환경 음식용기 등 다양한 분야로 협업 마케팅을 확대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직접 협업 라면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현대카드와 이마트는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정든 된장라면'은 정 부회장이 자신의 레시피로 만든 된장라면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대접했고 이를 맛 본 정용진 부회장이 호응해 제품화가 진행됐다. 이후 현대카드와 이마트 실무진들은 이 라면을 집에서도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 형태로 재탄생시켰다.

또 현대카드는 지난해 11월 일반적인 플라스틱 용기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이상 줄이고 재활용도 가능한 친환경 음식 용기인 에코 용기도 내놨으며 지난 7월에는 친환경 브랜드 '아임에코'(i'm eco)와 손잡고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가방인 '아워백'(Our Bag)을 공개, 판매에 나섰다. 

우리카드 역시 지난달 이마트24를 통해 이천 맛집 '임금님쌀밥집'과 손잡고 '임금님10찬반상도시락'과 '임금님비빔밥 프리미엄 도시락' 2종을 출시했다. 앞서 '우리도시락'을 출시하며 카드업계 최초 도시락 협업을 진행했던 우리카드는 '우리도시락'이 지난 8월 한 달간 이마트24 전체 도시락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흥행한 것에 힘입어 지역 맛집과 협업한 프리미엄 도시락 2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카드사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의 협업이 카드사의 브랜딩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제품을 통해 해당 카드를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는 '락인(Lock-In)'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지난 7월 친환경 브랜드 '아임에코'와 함께 만든 가방. 사진=현대카드.

◇ 브랜드 각인 효과 있지만 부정적 시각도

카드사가 이러한 이색 협업에 열중하는 이유는 결제 산업의 트랜드가 MZ세대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간편결제가 활성화되면서 결제를 주도하는 소비층이 MZ세대 위주로 재편되고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색 협업이 등장하는 것.

카드사 관계자는 "의·식·주 중 의·식에 해당하는 마케팅을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고 자연스럽게 카드 발급·결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트랜드에 민감한 세대일수록 감성을 충족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에선 카드사들이 이러한 이색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가능성을 찾고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금융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면 충성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발생한 수익성 악화를 소비자에게 전가했던 카드사들의 이색 마케팅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자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자동차 할부 혜택과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는 등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행태를 보인 바 있다.

더불어 해당 마케팅들의 기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는 의견 역시 나온다. 대부분의 마케팅들이 많게는 한 달, 짧게는 몇 주만 진행되면서 화제만 끌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이벤트를 위해 카드를 만들었지만 결국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신용카드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이색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금리는 최고로 올리더니 음식까지 파냐", "혜택으로 주면 될 것을 무슨 마케팅이냐" 등의 글을 남겼다.

카드사 관계자는 "일부 부정적 여론 역시 인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혜택을 강화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끊임없이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