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완화했지만…'종이 빨대' 계속 쓸래요'
정부 일회용품 규제 철회에도 일부 카페 종이 빨대 사용 기업들 종이 빨대 사용 동참…"ESG 강화·제조업체 상생"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천소진 기자] 최근 환경부에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 방침을 철회했지만, 일부 자영업자들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종이 빨대 사용 유지에 나섰다. 스스로 환경 보호에 앞장섬은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ESG 경영 강화 및 어려움에 처한 종이 빨대 제조업체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7일 식당, 카페 등 식품접객업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금지 조처에 대해 계도기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에 환영하는 입장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비용 손실을 감내하며 준비한 정책을 전면 뒤집은 발표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나 정책 시행을 앞두고 기존 플라스틱 제품을 모두 폐기한 것과 더 비싼 돈을 주고 산 종이 빨대 등에 대한 비용 손실이 너무 컸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잡음 속에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일회용품 대신 기존 종이 빨대 등의 사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보다 2배 이상은 비싸 수익적인 부분에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감내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동안 종이 빨대만 쓰다가 다시 플라스틱 빨대 사용하는 것도 적응이 안 되고, 환경도 신경이 쓰여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카페 점주 B씨는 “나 하나만 종이 빨대를 사용한다고 환경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변에 친한 카페 점주 분들께도 동참해달라고 계속 설득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종이 빨대 사용 유지 움직임은 기업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GS25는 지난 4월부터 전국 1만7000여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의 발주를 전면 중단하고 종이 빨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정책은 사실상 철회 됐지만 이 같은 친환경 ESG 경영 강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매일 약 700만 명이 방문하는 오프라인 사업장에서 종이 빨대만 운영하는 정책을 지속해 연간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을 2억 개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CU도 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종이 빨대 사용을 기존대로 유지한다.
종이 빨대를 도입하고 빨대 없는 컵 얼음을 개발하는 등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온 CU는 기존에 제공되던 플라스틱 빨대의 무게가 약 1g인 것을 고려했을 때 연간 54.2톤에 달하는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었다.
CJ CGV도 CGV등촌과 홍대에 종이 빨대를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다음 달 1일부터 CGV등촌과 홍대의 매점에서 음료 구매 시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시범 도입하는 두 곳에서의 고객 반응을 확인해 지속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들의 목적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 강화와 더불어 종이 빨대 제조업체들을 돕기 위한 것도 있다.
정부의 발표 후 종이 빨대 제조업체들은 뚝 떨어진 납품량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일 ‘환경부 일회용품 규제 후퇴로 인한 친환경제품 생산 소상공인 피해 경청 간담회’에 참석한 종이 빨대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환경부의 발표로 국내 종이 빨대 시장은 붕괴돼 현재는 영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은 휴직하거나 퇴사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당초 정부의 규제 시행 일정(11월24일)에 맞춰 ‘종이빨대 생존대책 협의회’ 회원사들이 생산한 종이 빨대의 재고 물량은 약 1억4000만개에 달한다. 협의회 이외의 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2억 개 정도의 재고 물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한 기업 관계자는 “친환경 실천과 흔들림 없는 기조 유지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ESG 활동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규제 변경으로 어려움에 처한 종이 빨대 생산 업체들과의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복안도 ESG 방침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