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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엑스포 불발' 부산 찾아 민심 달래기…'거점도시 만들 것'

부산서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 참석 "가덕도 신공항 개항·산은 이전·북항 재개발 등 신속 추진"

2023-12-06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개항 등 글로벌 거점화를 위한 개발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하고, '글로벌 허브 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특별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부산을 찾은 것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지 일주일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엑스포 유치에 큰 성원을 보내준 부산시민들을 격려하고, 부산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내년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불발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진화하고 지역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 尹 "부산, 첨단산업 거점 도시될 수 있도록 제도·인프라 구축"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 힘쓴 시민대표, 부산 지역 국회의원, 정부·지자체 관계자 등 100여명을 초청해 격려 간담회를 열었다. BPEX는 부산 엑스포 개최지 후보였던 북항에 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그간 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끌어 주신 각계 시민 대표님, 기업인 여러분과 누구보다 엑스포 유치를 뜨겁게 열망했던 부산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6.25 당시 수많은 피난민을 품어준 포용의 도시이자, 전쟁의 폐허를 딛고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의 어머니 탯줄과 같은 도시였다"면서 부산에 대한 애정과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서울과 부산, 두 개의 축으로 우리나라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면서 "우리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모든 국토를 촘촘히 빠짐없이 다 활용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부산이 남부권의 거점 도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이 물류와 금융, 디지털과 첨단 산업의 거점 도시로 명실상부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통한 부산의 글로벌 거점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 적시 개항, 트라이포트 물류 플랫폼 진행,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북항 재개발 신속 추진 등 다양한 지역 현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구축은 부산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부산을 축으로 영호남 남부권 발전을 추진하고 전국 균형 발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제2의 도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엑스포 유치를 준비했던 것은 부산을 발전시킬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제2의 도시 부산을 글로벌 거점 도시로 키워 양극 체제로 우리 국가 발전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성장을 비약시키는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점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방안이 된다"고 밝혔다.

국토의 균형 발전과 관련해선 "국토의 균형 발전이라는 게 다 똑같이 느린 속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게 균형 발전"이라며 "부산을 글로벌 거점 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필연적인 결론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의 발전을 위한 금융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제가 대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을 한 것으로, 우리 정부에서 반드시 실행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 당, 부산시민들, 많은 기업인께서 다 함께 참여하고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원희룡·조승환·박형준·이재용, '글로벌 거점화' 위한 지원 약속

이날 간담회에서는 부산을 발전시키기 위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의 발표와 함께 관련 기업·시민 대표들의 발언도 진행됐다. 

원 장관은 가덕도 신공항을 적기 개항시키고 교통망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부산 북항 재개발에 더해 부산 신항을 글로벌 물류 클러스터로 구축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를 조성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고, 남부권 전체를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대표로는 대학생 서포터즈로 활동했던 안수연 씨와 조정희 부산소비자연합 대표가 자리했다. 안씨는 젊은 세대가 미래를 향해 꿈을 펼칠 수 있는 부산이 되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조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북항 재개발 등 현안 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을 요청했다. 

기업대표로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키우려는 대통령의 담대한 비전과 부산시민의 염원이 함께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면서 "부산의 도전에 삼성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전 세계에 부산 정도의 지리적 여건을 가진 도시는 많지 않다"며 "SK도 부산시 발전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이었던 최태원 SK 회장은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들도 부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드러내면서 부산의 글로벌 거점화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조성 계획의 취지와 방향성에 공감하면서 "기재부도 부산지역의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방 소멸과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을 위해서 오늘 논의된 내용들이 중요하다"며 "부산시와 주요 부처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오늘 나온 내용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부산을 전기차, 로봇, 전력 반도체 등 첨단 산업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과 부산을 기회 발전 특구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부산에 중소벤처기업들을 육성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것"이라며 "부산이 세계 수준의 ‘스타트업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실 정책실장, 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수석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김석기 최고위원·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이 자리했다. 경제계 인사들은 이 회장과 최 부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 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