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만 개미 표심 잡기...윤 대통령 “내년 도입 예정 금투세 폐지 추진”
현직 대통령 첫 증시 개장식 참석해 전격 발표 “이사회가 소액주주 이익 반영하도록 상법 개정 국민 쉽게 돈 굴릴 수 있도록 ISA도 대폭 확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민병무 기자] “금투세 폐지로 주식의 시대 성큼 다가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온라인 주식 게시판 등에는 투자자들이 이런 글을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개인들의 세부담이 경감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환영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공매도 금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상향에 이어 4월 총선을 앞두고 1400만 개미들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인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참석자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세고 개장을 알리는 버튼을 눌렀다.
윤 대통령이 금투세 시행 유예가 아닌 폐지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를 상대로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와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일자 국회는 지난해 금투세 시행을 기존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간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은 “이사회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을 책임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 역시 추진하겠다”며 “국민들이 종잣돈을 더 쉽게 굴릴 수 있도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자산 형성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해 해외 투자은행의 불법 공매도를 엄중 처벌하고 그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며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상향해 반복되는 ‘연말 매도폭탄’으로 인한 투자자 손실을 막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기업이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있다”며 “임기 중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해 글로벌 증시 수준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사에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160여명을 비롯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한편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금투세 폐지는 현 정부의 공약과 국정과제다”라며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밝힌 금투세 폐지 방침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기재부가) 사전 협의를 한 내용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