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쫓는 애플, 폴더블 힌지 기술 '열공'…상용화 시기는 안갯속
지난해 미국서 2536건 특허…일부 폴더블 힌지 기술 관련 폴더블 아이패드 출시 시기 빨라야 2027년 전망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애플이 폴더블(접는) 기기를 구현하는 데 핵심인 힌지(경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폴더블 기기는 어떤 방식으로 접히고 힌지의 내구성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제품 수명이 결정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가 애플의 특허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 제품의 화면이 접힐 때 패이는 공간의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한 특허를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 등록했다.
기기가 접히면 디스플레이 패널은 힌지를 따라 구부러진다. 디스플레이 커버층이 잘 휘어질 수 있도록 패이는 부분을 얇게 만드는 이 특허는 폴더블 아이패드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애플은 폴더블 기기가 접히는 부분에 균열을 막기 위한 디스플레이 커버층 관련 특허를 지난해 미국에 다수 등록했다. 커버층은 손상 없이 디스플레이를 펴고 접기 위해 국소적으로 들어가거나 화면 크기만큼 사용된다.
폴더블 기기 힌지에 스프링을 넣는 특허도 유럽에 등록했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아래에서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특허는 2536건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일부는 폴더블 기기와 관련된 특허로 파악된다. 등록된 특허가 반드시 제품화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경쟁사 진입을 막는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허전문매체 페이턴틀리애플에 따르면 애플은 2019년부터 폴더블 기기 관련 특허를 등록하기 시작했다. 2019년은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를 출시한 해다.
미국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처럼 위‧아래로 접을 수 있는 아이폰을 애플이 개발 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애플이 2026년께 이 제품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보다는 폴더블 아이패드를 먼저 내놓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폴더블 아이패드는 아이폰에 비해 두께와 크기가 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폴더블 기기가 언제 출시될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여기에 들어갈 부품 공급망 선정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앞으로 2년 안에 첫 폴더블 기기를 내놓는다면 국내 부품 공급업체와의 협업 소식이 일찍이 전해졌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보면 애플의 폴더블 기기 출시는 202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만약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는다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다. 연간 약 3억대의 아이폰을 출하하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판매 비중이 5%만 돼도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1500만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현재 폴더블폰은 니치마켓(틈새시장)에 머물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은 약 1670만대로 추정된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약 11억6000만대)의 1.4%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1000만대 가량의 폴더블폰을 판매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