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김치 등 '문화강국' 한국, 이제 '예술형 주화' 보유할 때”
“예술형 주화 발행으로 문화산업 정책의 화룡정점 찍어야” 2022년 미국 4.9조, 오스트리아 3.1조 수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 문화산업의 한 부분인 ‘예술형 주화’를 한국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한국 정부가 문화산업을 육성해 한국문화를 글로벌 문화 아이템으로 성장시킨 만큼 ‘예술형 주화’를 발행해 화룡정점을 찍을 때라는 의견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영국, 중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문화 선진국들처럼 한국도 예술형 주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들 목소리에는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BTS, 한글, 김밥, 김치 열풍에서 생긴 자신감이 서려 있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문화산업을 육성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강조했고, 훗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된 유진룡 수림문화재단 이사장이 당시 문화산업국장으로 재임하며 문화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브랜드위원회가 구성되며 한류가 본격적으로 전세계로 퍼져 나갔고 오늘의 한국은 문화강국이 됐다.
문화산업은 문화예술과 달리 진입 문턱이 낮아 대중적인 소비가 쉽게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 당시 문화부는 출판, 만화, 음반, 영화를 문화산업으로 꼽았는데 이후 방송, 광고, 코스튬 플레이 등을 포함했다.
예술형 주화도 문화산업의 아이템 가운데 하나다. 선진국은 이미 ‘예술형 주화 생태계’까지 조성했다. 조폐국이 예술형 주화를 생산하면 1차, 2차 딜러들이 수출까지 진행한다. 예술형 주화를 국제적으로 거래하는 대형 딜러기업도 존재한다. 이렇게 형성된 예술형 주화 시장은 각국에 연평균 3조 원의 수익을 안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2022년 기준 각각 4조 9000억 원, 4조 3000억 원의 예술형 주화를 판매했다. 이는 한국이 최근 사우디와 수출계약을 맺은 국산 탄도요격 미사일 체계인 ‘천궁-Ⅱ’의 수출액 4조 2000억 원보다 많다. 미국과 중국은 예술형 주화를 안방에서 찍어내 한국이 수십년 공들인 끝에 개발한 최첨단 무기보다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술형 주화와 관련해 수모를 당한 경우도 있다. 투발로는 2010년 김연아 선수를 주제로 예술형 주화를 만들었는데 인기가 많아 우리나라에 역수입됐다. 2009년에는 라이베리아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을 새긴 주화를 만들기도 했다. 이들 예술형 주화를 수입하는 데 쓴 돈이 349억 원에 달했다. 이러한 사실은 예술형 주화가 금전적인 수익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예술형 주화가 지닌 ‘힘’을 알아본 선진국들은 국가상징물을 예술형 주화에 담아 전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979년 예술형 주화를 최초로 발행한 캐나다는 금, 은, 백금 소재 주화에 국가상징인 단풍나무잎(Maple)을 새겨 넣어 2022년 한해 2조 2000억 원을 벌어들였다. 미국은 의회가 주도해 1986년 독수리 문양을 담은 예술형 주화를 발행했다. 2006년에 물소, 2010년에 국립공원을 새겨 넣은 예술형 주화도 발행했는데 전세계 기축통화가 미국 달러화인 점에 힘입어 2022년 한해 4조 90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예술형 주화의 소재도 금, 은, 백금, 팔라듐으로 다양하다.
영국은 미국을 뒤이어 1987년 예술형 주화를 발행했다. 영국 왕실 문양을 금, 은, 백금 주화를 장식한 영국의 예술형 주화는 2022년 한해 2조 7000억 원이라는 수익을 영국정부에 안겨줬다.
오스트리아는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에 순전히 문화의 힘만을 예술형 주화에 담았다고 평가받는다. 예술형 주화에 비엔나 필하모닉의 현악기를 새겨 2022년 3조 1000억 원을 벌었다.
이러한 사실은 세계경제 10위권이자 BTS, 한글, 김밥, 김치를 보유한 문화강국인 한국도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