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형 주화, 수출에 적합…한국은행의 미온적 반응 아쉬워”

KOMSCO가 예술형 주화 발행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조폐공사 본사.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KOMSCO가 예술형 주화 발행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조폐공사 본사.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조폐공사(KOMSCO)가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는데 힘쏟고 있다. 예술형 주화(bullion coin)가 조폐공사의 새 활로가 될지 관심이다.

조폐공사는 예술형 주화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2024년 세계화폐박람회(WMF)에 참석하고,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조폐국을 직접 방문했다고 13일 밝혔다.

예술형 주화는 액면금액이 표시된 법정주화다. 일반적인 동전과 달리 금, 은 등 귀금속이 소재다. 미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호주, 영국, 중국 등 조폐 선진국이 주로 발행하는데 아시아에서는 발행국이 드물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동전을 제조하는 주화 제조 인력과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예술형 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폐공사는 동전 외에도 기념주화, 메달, 훈장을 만들고 있다.

세계 각국의 예술형 주화.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세계 각국의 예술형 주화.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조폐공사가 예술형 주화 발행에 힘쏟는 이유는 전자화폐 발달로 동전 사용량이 급감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폐기 주화로 분류된 동전만 3100만개에 달하고,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한국은행의 금고에 쌓인 동전 수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이로인해 조폐공사 뿐 아니라 주화 제조 물량 일부를 만드는 민간업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액면가가 명기된 기념주화나 예술형 주화가 통화량에 포함되기 때문에 발행에 미온적이다. 기념주화나 예술형 주화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통화량 관리에 애로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한동안 거래되지 않고 장롱 속에 보관돼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5만원권 고액지폐로 종종 취급된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조폐공사에 액면가가 없는 기념 메달 발행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기념 메달에 대한 해외 수요가 없다는 점이다. 국내 화폐 수집가들도 기념 메달보다 기념주화나 예술형 주화를 선호한다.

KOMSOC가 발행한 청룡의 해 기념 메달.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KOMSOC가 발행한 청룡의 해 기념 메달.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조폐공사는 예술형 주화가 수출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은행의 우려를 씻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 조폐공사는 한국은행의 승인이 있어야 기념주화나 예술형 주화를 발행할 수 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해외에선 기념 메달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어 예술형 주화를 제조해 수출하려는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미온적 태도에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조폐공사의 예술형 주화 발행 계획에 관심이 많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한국의 예술형 주화는 환금성이 있고 아시아에서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는 나라가 중국 정도여서 희소성도 있기 때문이다.

성창훈 사장도 "이번 WMF 방문에서 한국 예술형 주화에 대한 수요와 기대감을 체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의미부여했다.

조폐공사는 3월 중 ‘예술형 주화의 한국 도입 시 유의 사항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예술형 화폐 도입에 관한 연구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KOMSCO가 독일 세계화폐박람회에 참석하고 스페인 조폐국을 방문했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KOMSCO가 독일 세계화폐박람회에 참석하고 스페인 조폐국을 방문했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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