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칼 테러' 황상무 사퇴에...野 '마지못해 내린 결정' 비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대통령실이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를 수용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역풍에 놀라 마지못해 내린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20일 강민석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칼틀막' 사태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표현 없이 사의를 수용한다는 짧은 입장만 내놨다"며 "민심을 받아들인 것은 다행이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황 수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 수석은 떠나지만,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 비판적 보도를 제재하고 언론을 통제하려 드는 '언론장악 기술자'들은 건재하다"며 "민주당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색정의당도 '도둑 사의 수용'이라고 비난했다.
김수영 선임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황 수석을) 파면해 언론관과 기강을 바로 세울 것을 요구했지만, 결국 최대한의 비호와 기다림 끝에 '도둑 사의'로 면피에 나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사의를 수용하는 게 아니라 해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보협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의 수용은 '스스로 물러나기를 허락'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여전히 황 수석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라고 했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해 논란을 샀다. MBC 보도에 따르면 당시 황 수석은 "MBC는 잘 들어"라면서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이후 "농담이었다"면서 정보 보고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중앙경제신문(중앙일보 자매지로 중앙일보에 흡수 통합) 사회부장인 오홍근 기자가 군사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이 담긴 '오홍근이 본 세상'을 월간중앙에 연재하던 중 군 정보사령부 군인들에게 테러당한 사건이다. 오 기자는 이 사건으로 허벅지가 찢기는 중상을 입었다.
황 수석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며 공직자로서 언행을 조심하겠다고 밝혔지만, 야당은 물론 총선 앞 악재라고 판단한 여당에서조차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논란이 발생한지 엿새만인 이날 오전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