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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숨고르기 돌입...카드사, 車 할부금융 성장세 꺾였다

자동차 할부 자산 10조원 무너져 고금리 장기화에 혜택·경쟁력 ↓ '오토캐시백' 인상 등 방안 마련

2024-04-23     최동수 기자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그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던 자동차 할부금융에서도 주춤하면서 '이중고'에 빠졌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할부 자산 10조원대가 무너졌고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해법 찾기에 고심 중이다.

카드사들은 낮은 금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그동안 시장을 장악했던 캐피털사를 위협했지만 연체율 상승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신수익원 발굴이 시급한 카드업계의 고심도 한층 깊어졌다. 다만 카드사들은 핀테크사와 함께 오토캐시백 환급률을 인상하는 등 혜택을 강화하면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한 움직임에 돌입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업을 하는 국내 카드사 6곳(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비씨)의 지난해 자동차 할부 자산은 9조6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줄었다. 카드사 자동차 할부 자산은 2013년 1조2143억원에서 2022년 10조6909억원까지 성장하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카드사별로 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전년 대비 13.9% 줄은 3조5238억원의 자동차 할부 자산을 기록했다. 2위인 KB국민카드도 2조7465억원으로 직전 해와 비교해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22.6%)와 우리카드(-19.3%)도 자동차 할부 자산이 크게 감소했다. 비씨카드와 하나카드만 각각 66.7%, 6.2% 증가했다.

앞서 자동차 할부금융은 캐피털사의 주 수익원이었지만 최근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던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판도가 흔들렸다. 카드사들은 할부금융사 대비 낮은 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해 빠르게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을 늘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015년까지만 해도 자동차 할부업에서 카드사의 영향이 미비했지만 2016년부터는 KB국민카드·우리카드·롯데카드가 진출했고 삼성카드도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며 "캐피털사가 밀리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카드 할부로 자동차를 구매하면 이점이 많다. 기존 캐피털사에서는 DSR로 인해 자동차 할부를 새로 진행하기 어려웠지만 카드사에서 장기 할부로 결제하면 물품 대금 분할납부로 간주되고 대출로 분류되지 않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각종 카드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한시적인 이용한도 증액과 특별한도 부여를 통해 기존 캐피털사의 고객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자동차 할부금융은 그동안 카드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마이카'. 사진=신한카드 홈페이지.

◇ 자금조달 비용 상승에 혜택 줄고 경쟁력 잃어

이러한 이유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은 10년 가까이 꾸준히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자금조달비용 상승으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혜택을 주지 못하면서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2022년 최고 4%대였던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금리는 현재 5%대까지 올랐다.

리스자산 역시 마찬가지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리스자산은 6조3425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소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경기 불황으로 내수 소비가 침체하며 신차 구매 수요가 감소한 영향도 컸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신차 판매량(승용·상용차 합산)은 40만1322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5만2539대)와 비교해 11.3% 감소했다.

카드사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었던 DSR도 금융당국이 편법대출 악용을 이유로 규제를 시사하면서 카드사의 할부금융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 관리 강화를 해야 된다는 점도 할부금융 강화에 소극적인 이유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장기간에 걸쳐 상환이 이뤄지는 상품인 만큼 고금리 상황에서 연체 발생 우려가 큰 상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은 차량구매와 관련해 고금리로 할부를 하는 것을 줄이고 있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도 조달비용이 높아 과거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선택한 자동차 할부금융이 어려움을 겪자 오토캐시백 환급률을 인상하는 등 혜택을 강화하면서 고객 이탈 방어에 나섰다. 오토캐시백은 자동차를 구입할 때 일부 금액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현재 오토캐시백 상품을 취급하는 카드사는 5곳(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은 네이버와 함께 오토캐시백 환급률을 높이고 있다.

카드사들이 비용을 절감하면서 혜택을 늘릴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빅테크와의 협업 덕분이다. 자체 캐시백에 플랫폼사가 포인트 적립 비용을 부담하면서 경쟁력을 높인 것. 올해 조달 비용이 줄어드는 양상이지만 빅테크사와 협업은 장기적으로 활발해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오토캐시백이 연체율 해소와 신용판매를 동시에 늘릴 수도 있다"며 "점유율 방어를 위해 혜택을 꾸준히 늘릴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