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공, 청년 마음 잡으려면...'산리단길 + a 필요'
"문화요소 외에 양질의 일자리, 정주여건 개선 등 다양한 요소 고려해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역 산단에 청년의 마음을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산단공은 이를 위해 '산리단길' 등 문화 환경 인프라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양질의 일자리 확보 등 다른 요소도 병행돼야 효과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단공은 지난 2일 착공한 인천 계양국가산단을 ‘문화가 있는 산단’으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산단 내 각종 복합문화공간과 체육시설을 설치하고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유치하며, 산업단지 외곽의 녹지공간을 인근 하천과 연계해 친환경적인 보행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산리단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산리단길 프로젝트는 △휴폐업 공장 리모델링 △청년문화센터 건립 △아름다운거리 조성 △노후공장 청년친화 리뉴얼 △산업단지환경개선 펀드 사업이 골자다. ‘산업단지와 문화의 융합’이 주제다. 작년 8월 국무회의 안건인 2024년 정부 예산안 20대 핵심과제에서 처음 소개됐다.
전문가들은 산리단길 프로젝트가 영국의 대표적인 도심재생 프로그램인 테이트 모던(Tate Modern) 프로젝트와 닮았다고 말한다. 과거 화력발전소였던 건물을 미술관으로 바꿔 런던 남부 뱅크사이드를 사람들이 모여드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화를 꾀한 것이다.
문화시설이 청년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사실이나 전부가 아니다. 청년들은 문화 공간 이외에도 여러 요소들에 목말라 있다.
성균관대학교 교내 신문인 성대신문은 2021년 5월 3일자 기사 ‘우리는 서울 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에서 청년들의 서울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서울의 우수한 정주환경 △광역 교통 인프라 △많은 양질의 일자리와 스타트업 △문화 인프라 △편의시설 △미디어에서 우대 등을 꼽았다.
연세대학교의 연세춘추도 같은해 10월 31일자 기사 ‘청년이 살고 싶은 지역이 되려면’에서 서울의 △다양한 일자리 △우수한 정주환경 △문화 예술 인프라 △풍요로운 이미지가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는 이유는 이처럼 다양하다.
통계청이 올해 1월 발표한 2022년 지역소득을 보면 지역내 총생산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547조 원이며, 서울이 486조 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이 128조 원을 기록한 충남, 120조 원의 경남이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의 경우 울산이 7751만 원으로, 충남 5894만 원, 서울 5161만 원, 전남 5142만 원보다 많지만 울산의 지역내총생산은 86조 원에 불과하다.
국회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각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지방대학과 지역 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 육성법)’ 개정안을 가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공공기관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에 소재한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인원의 35%를 지역인재로 채용해야 한다. 지역인재 채용이 부진한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규모의 기업은 명단이 공개된다.
‘의무고용’ 개념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수많은 예외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회는 공공기관과 대기업(300인 이상)의 의무고용을 명기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점은 산단공이 지역산단에 청년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문화 인프라 외에 더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