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마이크론, '낸드 400단' 결투…SK하이닉스는 300단대 유지
SK하이닉스, 2026년 300단 후반대 낸드 출시 계획 삼성전자·마이크론, 내년 400단대 낸드 출시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오는 2026년까지 낸드플래시 최고 적층 수를 300단대로 유지한다. 반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당장 내년부터 400단대로 낸드플래시 최고 적층 타이틀을 놓고 경쟁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년 321단 낸드플래시를 출시하고 2026년 300단 후반대 낸드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400단대 낸드에 도전하는 시점은 2027년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내후년까지 낸드 최고 적층 단수로 300단대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트리플 스택 기술을 이용해 321단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서 내놓은 238단 낸드까지만 더블 스택 기술을 사용하고, 300단대부터 트리플 스택 기술로 전환한다.
더블 스택이 두 번에 나눠 채널 홀(구멍)을 뚫은 뒤 이어 붙이는 기술이라면 트리플 스택은 세 번에 걸쳐 구현한다. 채널 홀은 셀(Cell)에 전류가 흐르는 통로다. 트리플 스택은 더블 스택보다 제조 공정이 많아지고 수율도 낮아져 제조원가 측면에서 불리하다.
낸드플래시는 각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적층 기술이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요소 중 하나다. 적층 수를 늘리면 같은 면적에서 고용량을 쉽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쿼드러플레벨셀(QLC) 방식의 고용량 낸드 라인업도 강화한다. QLC는 하나의 셀에 4비트(bit)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트리플레벨셀(TLC) 방식은 하나의 셀에 3비트를 저장한다. 전체 낸드에서 TLC 방식은 70%대로 추정될 만큼 비중이 높다.
이 회사는 내년 QLC 방식과 TLC 방식의 1테라비트(Tb) 321단 낸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출시한 1Tb 238단 낸드에는 TLC 방식만 사용했다. QLC는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원가로 대용량을 구현할 수 있기에 인공지능(AI)용으로 더 적합하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는 최고 적층 낸드 타이틀을 놓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430단대 낸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280단대 낸드 양산을 시작한 이 회사는 300단대 제품 없이 곧바로 400단대로 직행한다. 430단대 낸드부터 트리플 스택 기술을 활용한다.
또 하이브리드 본딩을 사용하게 돼 낸드의 주변 회로와 셀을 각각의 웨이퍼 위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낸드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 기술의 낸드 적용 시점은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다.
미국의 마이크론도 적층 경쟁에 가세한다. 내년 400단대 낸드 출시가 유력하다. 이 회사는 2022년 당시 세계 최초로 232단 낸드를 양산하며 기술 우위를 입증했던 기업이다. 내년 400단대 낸드를 출시하는 시점 또한 삼성전자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