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b D램 전환 '속도', ALD 장비 수요 증가
올해 매출 컨센서스 4110억원, 2022년 매출 근접 예상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주성엔지니어링이 D램 미세화에 따른 원자층증착(ALD) 장비 수주 증가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특히 국내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10나노급 5세대 D램(1b)으로 전환을 서두르는 가운데 관련 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110억원이다. 연간 최대 매출을 써냈던 2022년(4379억원) 수준에 근접할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에선 주성엔지니어링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D램 미세화를 주목하고 있다. 하이케이메탈게이트(HKMG) 공정이 기존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GDDR) 외에 일반 DDR D램에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HKMG 공정의 핵심은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실리콘 산화막(옥사이드)을 하이케이(고유전율) 소재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사용하면 두께를 낮추고 누설전류를 감소시키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유전율 물질은 ALD 장비를 통해 증착이 가능한 데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주성엔지니어링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b DDR5 D램부터 HKMG를 완전히 적용한다는 계획이어서 주성엔지니어링은 실적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전체 공정 중 1b 공정 비중은 1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b D램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혜의 중심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에도 사용된다. SK하이닉스는 1b 공정을 활용한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HBM3E 출하가 메모리 성수기인 올해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ALD 장비가 각광받는 이유는 저온에서 원자 단위의 박막을 한 층씩 증착할 수 있어서다. 이로 인해 박막 치밀도가 좋고 이 과정에서 불순물 생성이 억제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ALD 장비 시장은 지난해 39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8년 62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고유전율 물질 대응 능력이 장비의 경쟁력을 결정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고유전율 ALD 증착 기술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메모리반도체 기업 뿐 아니라 해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으로도 ALD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ALD 장비는 현재까지 네덜란드의 AMS 등 외국 기업이 큰 강점을 갖췄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대만, 미국 등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학기상증착(CVD) 장비 경쟁력도 강화한다. 이 회사의 CVD 장비 중국 고객사는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의 CXMT향 매출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 회사의 올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2분기 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