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최선집행 의무 가이드라인 발표에 '구체적 지침 필요...혼란 가중될 수도'
증권가 "회사 간 차별성 적을 것...주문 방법 혼란 및 투자자와 분쟁 가능성 있어" "내년 대체거래소 출범 시기에 맞추려면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필요"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내년 초 복수 거래시장 체제 도입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에 최선집행 의무를 지키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최근 발표했다. 증권가는 향후 최선집행 기준을 적용해 주문을 체결하더라도 투자자의 예상 결과와 달라 분쟁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대체거래소 출범 시기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다소 포괄적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지침이 나와야 시기에 맞춰 확실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년 3월 대체거래소(ATS)의 출범을 앞두고 증권사의 최선집행의무 세부 집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주문을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중 투자자 입장에서 최선의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는 곳에서 집행해야 한다는 최선집행의무를 증권사에 부여할 예정이다.
최선집행의무는 대체거래소의 연착륙과 유의미한 경쟁체제 유지 등을 위해 해당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복수 거래시장의 첫 출범을 앞두고 대체거래소가 거래수수료 인하 등 차별점을 내세운 가운데, 증권사들이 친숙한 한국거래소에만 주문을 집행할 경우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고 대체거래소의 존재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최선집행의무 이행과 함께 대체거래소가 자리 잡을 경우 한국거래소도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혁신 기술 등을 도입하는 등 대응에 나서 거래 시장이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감원의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로 증권사들은 저마다 최선집행 세부 기준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다만, 업계는 증권사 간의 최선집행 세부 기준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큰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비슷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세부적이나마 안정적으로 갈지, 공격적으로 갈지 등으로 조금씩 나눠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가이드라인이 나옴에 따라 증권사별 적용 기준 자체가 아주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경쟁력의 척도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복잡한 주문 화면을 얼마나 쉽고 편하게 제공하느냐가 증권사 간의 차별화 항목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마저도 오픈 후 벤치마크를 통해 변경 사항을 적용하면 증권사 간 차별성은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업계는 공통적으로 내년 대체거래소 출범 및 증권사의 최선집행 세부 기준과 관련해 혼선과 분쟁 발생을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기존 한국거래소 주문에 익숙한 상황이기 때문에 주문 방법에 대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사전에 안내를 충분히 할 예정이지만 대체거래소 오픈 시 화면 UI 변화에 따른 불편함은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또 "최선집행을 판단하는 시점의 호가·수량 상황과 실제 거래소에 주문이 들어갔을 때의 상황이 투자자의 예상과 달라 분쟁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라며 "단, 판단 시점의 기록을 잘 남겨 고객 요청 시 증빙하면 주문 결과의 책임은 회사에 미귀속 된다고 가이드에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사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최선집행 기준으로 주문이 체결될 경우 투자자가 요청하면 1개월 내에 관련 규정상 제공 대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고객 민원이 발생할 경우 해당 건에 대한 증적 및 관련 자료를 준비해 제공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운영 관련한 부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출범 초기 투자자들의 혼란과 함께 시스템도 과도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감원의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이 다소 포괄적이며 보다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이른 시일 내에 발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대체거래소 출범 시일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에 완벽히 대비하려면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시일이 늦어지면 내년 출범 이후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