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개최..."자본시장 레벨업 필요성 느꼈다"
국민 자산운용 기회 확대·신사업 발굴·소통 강화 등 4대 전략 발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확정...27일부터 준비된 기업 공시 가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레벨업'이라는 주제로 향후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자본시장 레벨업'이라는 주제로 향후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우리 증시의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달성했으나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질적 성장은 아직 미흡한 것 같아 지난 100일간 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전략과제를 추진해 나가겠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15일 정은보 이사장의 취임식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최우선 추진 과제로 발표한 이후 꾸준히 세미나와 간담회를 개최해 전문가·시장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기업 밸류업과 자본시장 레벨업의 필요성을 느낀 정은보 이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4대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기업 밸류업을 적극 지원한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작성사례 등을 제공해 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 투자자의 시장 평가 및 투자 유도를 위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빠르면 오는 9월 개발이 완료돼 지수 연계 ETF 등 금융상품 출시를 추진한다.

국민의 공정한 자산운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불법 공매도 적발 등 시장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상장심사 관행을 대폭 개선해 우량기업은 불합리한 심사 지연 없이 적시에 상장 가능케 하고, 부실기업은 조기 퇴출되는 선순환 생태계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공매도의 경우 거래소의 중앙차단전산시스템 구축된 이후에 재개될 확률이 높은 가운데 구축 시기에 대해 정 이사장은 "빠르면 10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으나 단축만이 능사가 아니고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둘 다 고려해 최선의 상황으로 구축겠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기존 주식 거래 중개 수수료에만 국한된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규 수익원 발굴에도 나섰다. 거래소는 데이터·인덱스 등의 사업화를 담당하는 미래사업본부(가칭)를 신설한다. 아울러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확정안을 발표했다. 지난 2일 기업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가이드라인(안)을 발표한 이후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들의 의견을 지속 수렴한 거래소는 전체적인 작성예시를 다양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 등을 반영해 최종 확정했다.

이번에 반영된 가이드라인·해설서 주요 수정사항은 주요 재무지표 핵심 예시 중 성장성 항목에 매출 증가율, 이익 증가율과 함께 'R&D투자' 관련 지표를 추가해 투자를 통한 가치제고 방식도 있음을 강조했다. 또 기업들이 각각의 특성, 성장 단계 등에 따라 자신에 맞는 계획수립을 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등 보다 다양한 예시를 제시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절차도. 자료=한국거래소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절차도. 자료=한국거래소

확정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은 27일부터 시행되며 준비가 되는 상장기업부터 공시할 수 있다. 공시를 준비 중인 기업들도 투자자와 적극 소통할 수 있도록 향후 공시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는 예고 형태의 공시도 가능하다.

한국거래소는 향후 공시책임자‧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교육 및 찾아가는 지역 설명회를 개최해 상장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이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상장기업 이사 대상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안내도 실시한다.

정 이사장은 "상장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개별 특성에 맞는 최선의 계획을 집중적으로 수립·이행·소통함으로써 밸류업 프로그램이 조속히 확산되고 한국 자본시장이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 관리상 책임 있는 기관인 이사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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