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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도 아닌데 전셋값 고공행진…“하반기 더 오른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현상…아파트 전세로 수요 집중 매물도 부족…올해 입주물량 작년보다 1만가구 줄어 7월 계약갱신청구권 4년 만기 도래…“상승 압박 더욱 커져”

2024-06-21     김하수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전세 시세표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폭을 키우면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빌라 등의 전세사기 사태 여파로 중소형 아파트 전세로 수요가 몰리고, 신축 입주 물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다음 달부터 임대차2법 중 ‘계약갱신청구권’ 4년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전셋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 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 주(17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 발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보다 0.17% 오르며 57주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자치구별로 들여다보면 성동구·은평구(0.29%), 광진구(0.25%), 중구·노원구(0.24%) 등이 평균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세권·신축·대단지에서 지속적으로 매물 부족현상이 나타나면서 상승거래가 나오고 있다”며 “전세 대기수요가 인근 구축단지까지 이전되는 등 가격 상승세가 확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은 매물 부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최근 전세 사기·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두드러지면서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옮겨 붙고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수요에 비해 부족한 매물도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전세 매물은 2만8826건으로 전년동일 3만4558건과 비교해 16.6% 감소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신규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2만3830가구다. 지난해 입주물량이 3만2759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9000여가구가 적은 규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족한 입주물량은 전셋값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면서 “통상 입주장이 열리면 매물이 쏟아져 전셋값이 하락하게 되는데, 향후 입주물량을 고려하면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임대차 2법 시행 후 첫 ‘2+2년’ 만기 매물이 다음 달부터 쏟아지면서 전셋값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년 전 시행된 임대차 2법은 기존 2년이던 임대차 기간을 '2+2'로 늘려 4년 거주를 보장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재계약 때 임대료 상승 폭을 직전의 5%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핵심이다.

이 가운데 다음 달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세 매물의 4년 만기가 돌아오면서 하반기 전셋값 상승폭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간 전셋값을 올리지 못한 집주인들이 새로운 임대차 계약 시 임차인을 상대로 4년 치 인상률을 적용해 전셋값을 크게 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매물들이 다음 달부터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중 전월세 급등지역에서는 전세가 인상을 위한 세입자 교체가 늘어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셋값을 올리기 위해 세입자 교체 수요가 생기고 이에 따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