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토스증권 WTS 갈등에 전문가들 'UI 창작성이 쟁점'
KB증권 "UI 요소의 배열, 구현 방식에 유사 요소 다수 발견" 전문가 "이전 시점 타사에 관련 요소 존재 시 KB에 권리 없을 수 있어" "유사한 이미지 여러 개인지, 도용 정황이 있는지 여부가 크게 작용"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KB증권이 최근 웹 트레이딩 시스템(WTS)을 내놓은 토스증권에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홈 화면과 뉴스 등 구성 요소들의 배열, 구현 방식 등이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구성 요소들의 신규성과 함께 유사한 이미지가 여러 개인지, 혹은 고의적인 베낌 증거가 존재하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19일 토스증권을 상대로 WTS에 대한 부정경쟁 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최근 출시한 토스증권의 WTS가 KB증권의 'M-able 와이드'의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WTS는 한동안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하면서 증권사들이 잇달아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 라이트유저의 경우 쉬운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헤비유저들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이트 유저들의 투자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기존 HTS의 높은 진입장벽과 이용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부각되면서 WTS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지난해부터 다시금 WTS들이 출시됐다.
먼저 지난해 2월에는 신한투자증권이 특정 브라우저에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신한 간편투자 웨일'을, 11월에는 KB증권이 'M-able 와이드'를 출시했으며 토스증권은 지난 5월 사전 이용을 거쳐 최근 정식 출시했다. LS증권도 연내 WTS를 재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가처분 신청의 쟁점인 토스증권과 KB증권의 WTS를 살펴보면, 홈 화면의 구성이 매우 유사하다. 두 WTS 모두 화면 최상단부터 코스피·코스닥 등 지수, 주요 뉴스, 실시간 순위, 지금 뜨는 테마까지 순서가 일치한다. 또 화면 우측에 고객의 현재 자산이 있는 것도 같다.
홈 화면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뉴스가 뜨는 팝업 화면도 일치한다. 두 WTS 모두 별도의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고 바로 팝업이 뜨는 점과 팝업 화면의 디자인도 둥근 사각형으로 유사하다.
KB증권 관계자도 "홈 화면, 트레이딩, 내 자산, 뉴스 등 각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조합, 구현 방식에 있어 다수의 유사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아직 가처분 소장을 받지 못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분쟁의 쟁점은 UI(유저 인터페이스)와 UX(유저 익스피리언스)의 창작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재 특허사무소 온음 변리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경법)상 UI를 침해했다는 것은 양쪽의 권리도 중요하나, KB증권보다 앞선 이전의 UI 디자인 발견이 중요한데, 만약 이전 시점에 다른 서비스의 UI 디자인에 해당 사항이 존재한다면 KB증권 측의 권리 범위는 없거나 매우 협소한 범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아마도 토스증권 측에서는 KB증권이 원천적으로 해당 UI를 창작하지 않았다고 적극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특이한 UI였다면 KB증권 측이 디자인 등록을 시도했을 확률이 높은데, 이번에 부정경쟁 행위 금지 청구를 신청한 것을 보면 UI에 대한 디자인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변리사는 "이번 소송은 유사한 이미지가 여러 개인지 혹은 이메일 증거 등 UI 디자인 도용의 정황 증거가 존재하는지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허나 디자인 관련 소송은 오랜 기간 진행될 수 있고, 양사가 어떠한 증거를 제출하느냐가 소송에 매우 중요해 이러한 증거들에 의해 현재 소송의 중요한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