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잘 나갈때 젊은피 수혈...손보사들 8조2600억 역대급 실적에도 희망퇴직 단행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구조조정 인력구조 개편 통해 '젊은 조직' 추진 젊은 인재 채용으로 업계 변화 발맞춰

2024-07-24     최동수 기자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손해보험사들이 희망퇴직을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실적 악화가 아닌 역대급 실적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손보사들은 희망퇴직을 통해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새로운 인력을 채용해 미래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인력구조 개선을 위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KB손보가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45세 이상·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 등이다.

희망퇴직 조건은 최대 36개월분 급여, 생활 안정 자금, 전직 지원금 또는 학자금, 본인·배우자 건강검진비, 재고용 프로그램 등이다. 본인 희망에 따라 계약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재고용 프로그램은 회사 근무 경험을 토대로 도전 의식을 갖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직무로 구성된다.

KB손보 관계자는 "고령화·고직급화가 가속되고 있어 신규 채용 감소와 승진급 적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력구조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활기 있고 역동적인 인력구조를 위해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달 9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약 200여명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날 예정이며 이는 전체 임직원의 7%에 해당한다. 메리츠화재는 30세 이상의 직원을 희망퇴직 대상으로 했으며 조건은 직급과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최대 38개월분의 특별퇴직금과 함께 자녀학자금지원금, 전직지원금, 의료지원금 지급이다.

이에 앞서 한화손해보험도 2021년 이후 3년 만인 지난 3월 만 45세 이상인 근속연수 15년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60여명의 퇴직자에게는 위로금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최소 20개월치에서 최대 32개월치 평균임금이 지급됐다. 여기에 기타 지원비 3800만원은 전직급 동일하게 돌아갔다.

현대해상 역시 지난해 9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대상은 1968년생부터 1983년생까지고 조건은 희망퇴직금 월봉의 70개월과 대학 학자금, 자기계발지원금 등이다. 흥국생명, KDB생명도 지난해 희망퇴직에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령의 임직원들에게 이뤄졌던 희망퇴직이 최근에는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새로운 출발을 원하는 직원들이 늘면서 희망퇴직 인원도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한 KB손해보험. 사진=KB손해보험.

◇ 구조조정 통해 '조직의 선순환' 노린다

손해보험사들이 연이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실적 악화와 같은 부정적 이슈로 인해 희망퇴직이 진행됐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 손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우수인재 영입과 재배치 등 인력 구조 개편을 통해 조직의 선순환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말 손보사 순이익은 8조262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고 올해 1분기도 순이익 2조9694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특히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KB손보의 작년 연간 순익은 7529억원으로 전년도 5572억원 대비 35.1% 증가하며 KB금융그룹 내 비은행 선두 계열사 지위를 굳건히 다졌다.

메리츠화재 역시 지난해 1조574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대비 25% 증가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수익성 중심의 장기보험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며 4909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수익을 올렸다.

손보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구조의 고령화와 고직급화에 따른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한 조직적 변화를 노릴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희망퇴직 대상이 30~40대 젊은 직원으로 확대됐다는 점 역시 인력 구조 개선 방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금융 추세에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보험사들이 '젊은 피' 수혈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또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는 희망퇴직으로 인한 빈자리들이 디지털, 재무, 투자 관련 젊은 인재 영입을 통해 채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제 보험사는 정기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은행과 달리 인사 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다"라며 "회사가 희망퇴직을 통해 가장 원하는 것도 고연령, 고직급, 고연봉 직원의 감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대형 손보사들의 이번 희망퇴직이 조직 슬림화와 함께 보험산업의 변화에 따른 대응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자본, 자산, 부채 등 보험사 회계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데다 영업 환경도 상당 부분 변화됐기에 이에 적합한 새로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회계 방식 변화로 기존 임직원들이 어려움을 느끼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보험사들은 희망퇴직을 통한 조직 슬림화로 디지털 및 재무·투자 조직 확대에 나설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