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손보사 유의미한 성과
포트폴리오 개선 통해 경쟁력 강화
M&A 통한 몸집 키우기도 본격화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올 초 동시에 대표를 교체했던 하나금융그룹의 보험 계열사들이 반등한 성적표를 받고 웃음을 짓고 있다. 그간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지주 내에서 미운털이 박혔던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은 대표 교체 이후 받은 첫 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하나금융그룹의 리딩뱅크 탈환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그룹의 두 보험사 모두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업계에선 비은행 효자 계열사 역할을 하고 있는 타 금융그룹의 보험사들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각각 이끌고 있는 남궁원 사장과 배성완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4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하나생명은 전년 동기 20억원, 지난해 4분기에는 1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바 있다. 일반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성장했으며 충당금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6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보험사 하나손해보험도 지난 2020년 출범 이후 연이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적자 폭을 전년 동기 대비 30% 수준까지 낮추며 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전산 구축, 부대비용이 증가했다"며 "장기보험 판매가 더욱 확대되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실적만 보면 크게 두 보험사가 크게 성장했다고 볼 순 없지만 개선이 됐다는 게 중요하다"며 "수장 교체 효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대표 교체와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실적 반등
업계에선 두 보험사의 약진에 대해 '대표 교체' 효과가 적중한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5억원까지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던 하나생명은 하나금융 내에서 자금시장 전문가로 통하는 남궁원 대표로 수장을 교체한 이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발맞춰 보장성보험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실제 IFRS17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자 보험계약마진(CSM)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보장성보험을 주로 판매한 하나생명은 보험영업이익을 대폭 늘리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또 하나생명은 법인보험대리점(GA) 등 채널 다각화에 힘쓰며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판매 호조가 계속되고 있고 채널 다각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개선이 좋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손보도 역시 장기보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화재에서 장기보험부문 상무, 장기보험부문 부사장을 거친 배성완 대표를 선임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나금융 자회사로 하나손보가 편입된 이후 첫 외부 인사인 배 대표는 변화를 통해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하나금융그룹의 의지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러한 경영 방향성 속에 하나손보는 그간 비중이 높았던 자동차보험보다 장기보험 신상품의 꾸준한 출시를 바탕으로 한 상품 다각화를 추진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나생명과 손보 모두 포트폴리오 변경이 주효했다"며 "내부적으로 변화를 가져가면서 앞으로도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M&A로 금융그룹 내 영향력 키워야
다만 일각에선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의 개선된 실적이 아직 하나금융그룹 내에선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사 모두 그간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터라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목표로 내건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것.
당장 보험만 해도 KB금융그룹에서는 KB손해보험이, 신한금융그룹에서는 신한라이프가 비은행 효자 계열사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만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은 아직 그룹 내 존재감이 미미하다. 이번에 흑자를 기록한 하나생명의 경우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안 된다.
이에 업계에선 하나금융이 올해 안에 생보, 손보 중 한 곳의 M&A(인수합병)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손보보다는 생보사 인수에 더욱 관심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실제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KDB생명 인수 추진 직전 단계에서 뜻을 접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이 동양생명과 하나생명의 M&A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966억원을 기록한 동양생명을 하나금융이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8~9위권까지 도약하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수에 대해선 아직 확실한 매물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손보사 매물도 시장에 나와 있는 만큼 손보사 M&A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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