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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실적 함정에 수익성 고민까지…'인기 폭발'에 가려진 트래블카드의 한숨

해외여행 증가에 트래블카드 경쟁 치열 국내 혜택 위한 전월 실적 놓고 불만 증폭 점유율보다 낮은 수익성도 해결해야

2024-08-27     최동수 기자
최근 출시된 하나카드 '트래블GO'. 사진=하나카드.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여름 휴가철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지만 해외여행객은 꾸준히 늘면서 각 카드사의 트래블카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해외결제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통해 카드사 '핵심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늘어난 사용자만큼 트래블카드 관련 문제도 증가하면서 카드사의 고민 역시 깊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트래블카드가 수수료 이외의 혜택을 받기 위해선 전월 실적을 채우도록 설계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점차 늘고 있다. 또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은 카드사의 숙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농협)이 판매 중인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 가입자 수는 650만명에 육박했다. 선발주자인 하나카드가 5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2월 중순 출시한 신한카드는 출시 5개월여 만에 발급 100만장을 돌파했다.

트래블카드는 이용자들이 외화를 사서 충전하고 충전된 외화만큼 해외에서 결제를 할 수 있는 카드다. 트래블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무료 환전 수수료로, 해외에 나가 결제를 하거나 ATM기기 등에서 현금 인출을 할 때 수수료가 나가지 않다 보니 해외여행객들에게는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월, 6월에 트래블카드를 출시한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각각 수십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출시 4일 만에 10만장을 돌파하며 단일 상품으로 최단기간 내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해외 결제 역시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7월 누적 카드 해외 결제 금액은 13조78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카드사 중에서는 하나카드, 현대카드, 신한카드 해외 결제가 크게 늘었다. 각사별 증가율은 하나카드 57%, 현대카드 36%, 신한카드 22%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7, 8월 여름휴가와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카드사들도 트래블카드 발급을 늘리기 위해 각종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트래블카드 상품들(왼쪽부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신한카드 신한SOL트래블, KB국민카드 트래블러스, 우리카드 위비트래블). 사진=각 사.

◇ 국내서 혜택받기 위해선 전월 실적 등 필요

가입자는 물론 결재액까지 크게 늘면서 트래블카드는 카드사의 핵심 상품으로 떠올랐지만 전월 실적 등으로 인한 혜택 불균형이 심화되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또 트래블카드가 카드사 실적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카드사들은 혜택 강화와 수익성 확보라는 고민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4대 시중은행권의 트래블카드는 대부분 해외결제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다른 주요 혜택을 받기 위한 전월 실적 조건 충족이 필요하다. 실제 신한카드의 '신한SOL트래블'의 경우 해당 카드로 국내 전월 이용 실적 30만원을 채워야 반기 1회씩 연 2회 라운지 무료 혜택이 제공된다.

우리카드의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도 전월 이용 실적이 2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국내외 이용 금액의 5%를 캐시백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KB국민카드의 트래블러스도 전월 실적 20만원 이상 시 7개 영역에서 월 합산 최대 2만원 할인도 제공한다.

신용·체크카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국내 혜택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월 실적을 채우지 않아도 수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해외와는 달리 국내에서 사용하고 혜택을 받기 위해선 전월 실적을 채워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해외에서만 쓰기 위해서 국내 가맹점 혜택이 부족한 트래블카드를 만드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해외에 혜택이 맞춰져 있다 보니 대부분의 국내 혜택은 다른 카드에 비해 부족하다"며 "혜택을 더 늘릴 수 있도록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향후 사용자들이 카드 발급 전 조건과 한도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를 발급해 줄 때 서비스 혜택에 대해 약간의 제한을 부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자격 기준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점유율 대비 낮은 수익성도 숙제

소비자들의 불만과 더불어 트래블카드 수익성 문제 역시 카드사들의 숙제로 남아있다. 대부분의 트래블카드가 은행 상품에 가까운 체크카드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점유율은 높지만 수익성은 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

실제 하나·신한카드는 트래블카드 시장 '톱2'를 형성했을 정도로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해외 신용카드 점유율은 횡보 중이다. 하나카드 개인 고객이 올해 1~7월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6899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0.3% 줄었고 신한카드의 올해 1~7월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 점유율도 1년 전 17.5%에서 올해 들어 16.4%로 1%포인트 넘게 빠졌다.

대부분의 고객이 트래블카드를 신용카드가 아니라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로 발급하다 보니 실적만 놓고 보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신용카드의 국내 중소·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0.5~1.5%이지만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은 0.25~1.25%다.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이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출상품이어서 신용카드 고객 확보가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기도 하다.

다만 카드사들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체크카드라도 꾸준히 사용자가 증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해외에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결제 수수료율이 동일하다 보니 쓰는 사람이 많아지면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다"라며 "고객 유치 효과가 큰 만큼 당분간 이같은 출혈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