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두 얼굴'...동해심해 유망구조 분위기 띄우다 신중론 '돌변'
“동해심해 유망구조 발생 가능 수익 11조” 보도에 석유공사 “그렇지 않다” 전날 심포지엄 성료 알리며 “다양한 가능성과 전략적 중요성 재확인” 발언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심해 유망구조와 관련해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한편으로 신중론을 펼치는, 두얼굴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동해 심해 유망구조의 채굴 가능성을 널리 홍보하면서, 쟁점이 될 만한 사항이 불거지자 신중론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석유공사는 30일 ‘동해 심해 유망구조의 예상 수익은 11조 원이 아님’ 제하의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일부 언론이 정현영 석유공사 국내사업개발처장의 말을 빌어 “발생가능한 수익이 11조 원”이라고 보도한 데 대한 해명자료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 처장은 “현재 심해 지역에서 7개 유망구조를 도출했고 탐사 자원량은 35억에서 140억 배럴 수준으로 평가한다”며 “1공 시추를 올해 12월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처장은 이어 “동해 제1 가스전보다 4배 큰 가스전 탐사가 목표”라며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은 11조 원, 울산 지역에 94년간 공급이 가능한 양으로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는 올해 12월 1개 공구를 탐사시추할 예정인데 탄화수소 저류층 확인이 목표다. 경제성 확인과는 거리가 멀다. 탐사시추에서 저류층이 확인되면 평가시추를 진행하며 경제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매장량 평가금액이 나온 것은 석유공사 입장에서 성급하게 보일 수 있다.
석유공사는 이와 관련 “11조 원은 이번 동해 심해 유망구조의 예상 수익이 아니며 2022년 광개토 프로젝트 수립시 동해 가스전의 4배 규모의 가스전 발견을 목표로, 과거 동해 가스전의 매장량을 토대로 산정한 예상 매출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도출한 동해 심해 유망구조의 탐사자원량은 최소 35억~최대 140억 배럴이며, 향후 탐사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경제성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보여준 석유공사의 입장은 전날(29일) ‘동해 울릉분지 탐사 심포지엄’의 성료를 알리는 보도 태도와 달랐다.
석유공사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동해 울릉분지 대상 석유탐사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 “동해 심해 석유탐사의 유망성을 강조”,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다수의 유망구조를 도출할 수 있었다”라고 표현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동해 울릉분지 탐사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요컨대 전날 동해 심해 유망구조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핑크빛 무드를 조성하다가, 구체적인 금액 등 쟁점이 될 만한 보도가 나오자 원칙적인 태세로 전환하는 등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석유공사의 이러한 입장은 올해 12월 첫 탐사시추를 앞두고 내부에 형성된 긴장감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포항 현지에서는 동해 심해 유망구조와 관련해 “성공하면 포항 시내 차량이 포르쉐로 바뀐다”는 풍문이 돌 정도로 기대가 크다. 석유공사가 느끼는 중압감 역시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첫 탐사시추가 실패하면 역적으로 몰리는 분위기”라며 여러 차례 기자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해외 시추에서 수익을 아무리 많이 올려도 영해 시추에서 얻는 수익보다 못하다"며 동해 심해 유망구조 탐사에 에너지 안보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