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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달성 가능”

기자회견 열고 경영권 확보 후 청사진 밝혀 고려아연 “약탈적·적대적 기업사냥 막아야”

2024-09-19     최용구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용구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사업투자 효율성 제고 등을 청사진을 밝혔다.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배경에 관해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매수의 취지와 고려아연 인수 후 계획 등을 발표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 기타주주 가운데 95% 이상이 기관투자자라는 점에서 공개매수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기준 고려아연 지분 중 33.1%는 영풍그룹 및 장형진 고문 등 장씨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직계가족 등 범 최씨 일가는 15.6%, 한화·국민연금·현대자동차·LG화학 등 기타주주는 48.8%를 소유했다. 나머지 2.4%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 등과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며 의결권 행사의 뜻을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둘러싸고 장 고문과 최윤범 회장 간 갈등은 격화한 상황이다. 장씨와 최씨 일가 간 공동경영 체재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장 고문이 전문경영인 체재로 전환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은 다음달 4일(결제일 10월10일)까지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이전 3개월 및 6개월 간 평균종가에 각각 27.7%와 30.1%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김광일 부회장은 “공개 매수를 통해 장기투자 기업들은 프리미엄을 받고 이를 다시 현금으로 가져올 수 있다. 나중에 재투자도 가능하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회사의 성장을 함께 누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주주들을 최윤범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정확하게는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기타주주들은 최윤범 회장측과 의결권 공동 행사를 약정한 바 없다”고 짚었다. 

기타주주에 속한 회사들이 고려아연의 비철금속제련 사업과 시너지를 염두하고 장기 투자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실제론 최윤범 회장의 우호세력이 아닌 고려아연의 우호집단이라는 게 MBK파트너스측 해석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인수 후 지배구조 개선, 트로이카 드라이브(그린수소, 자원순환,  2차전지소재 등 사업) 지속 강화, 사업 투명성 강화, 주주환원책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부회장은 “누구를 해임하거나 교체할 생각은 없다”며 “나머지 임직원과 다 같이 가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중국 매각설에 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또 “사업적 연관성이 결여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등 고려아연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한 출자금 회수 및 신사업 재투자 등 재무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측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는 적대적 M&A”라며 “중국계 자본 등을 등에 업은 MBK의 약탈적, 적대적 기업사냥”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성명문에서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 자금 확보를 위해 1조4905억원을 빌렸다. 만기 9개월에 연이자율 5.7%로 납부할 이자비용만 640억원”이라며 “주주가치 회복이란 명목으로 고려아연의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차입금 상환과 이자수익을 내는데 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의 신성장 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을 위한 재원을 고스란히 빼내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MBK가 운영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 상당수가 중국계 기업과 자본이 포함돼 있다. 국내 우량기업의 약한 고리를 공격해 경영권을 찬탈한 뒤 비싼 값에 넘기는 행태를 반복 중”이라면서 “고려아연 조직원들의 고용불안과 이탈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려아연 노조도 함께 성명을 내고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