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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총리 입 빌린 尹대통령 '내년 예산, 법정시한 내 확정 간곡히 부탁'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국무총리 대독 "올해보다 3.2% 증가한 677조원…낭비 줄여" "민생지원·미래 구조개혁 방점

2024-11-04     박준영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25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민생 지원을 최우선에 두고 미래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에 중점을 둬 편성했다"며 "예산이 적기에 집행돼 국민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법정시한 내 확정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3.2% 증가한 677조원이다.

윤 대통령은 "효율적 재정 운용을 치열하게 고민하여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했다"면서 건전재정 기조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에 관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뜻이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는 과감히 줄이고 민생 회복과 미래 준비라는 국가 본연의 역할에 제대로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내년도 예산안의 키워드로 △맞춤형 약자 복지 확충 △경제활력 확산 △미래 준비를 위한 경제 체질 개선 △안전한 사회·글로벌 중추 외교를 꼽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부산역 인근 전통시장인 초량시장에서 부산 시민과 상인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약자 복지 확충 기조 계속…생계급여 3년간 41만5천원 증액"

우선 윤 대통령은 "모든 복지사업 지원의 기준이 되는 중위소득을 내년에도 역대 최대인 6.4% 올려서 약자 복지 확충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면서 "내년도 4인 가구 생계 급여액은 월 12만원이 늘어나 현 정부 3년간 월 41만5000원이 증액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생계급여를 연평균 8.3%로 대폭 인상했다"면서 "양육비 미지급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 가정을 위해 '양육비 국가 선지급제'를 도입해 자녀 1인당 월 20만원을 최장 18년간 지원하고, 1000만 어르신에 역대 최대인 100만 개의 일자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장학금과 관련해선 "올해보다 50만명 많은 150만명에게 지원된다"면서 "원거리 진학 저소득 대학생에 대한 주거 안정 장학금 월 20만원도 신설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민층의 주거 안정과 관련해선 "임대주택, 분양주택 등 공공주택을 역대 최대인 25만2000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활력을 민생 영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소상공인과 농어민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책자금 상환기간을 최대 5년까지 연장하고 영세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연간 30만원의 배달비를 지원해 경영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면서 "유망 소상공인들이 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스케일업 자금' 5000억원을 새롭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소상공인 채무 조정에 쓰이는 '새출발기금'을 40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면서 "온누리상품권을 역대 최대인 5조5000억원 발행해 소상공인의 매출 기반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농어민 소득안정을 위해선 "내년부터 수입안정보험을 전면 도입하고, 산지와 소비자간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해서 농수산물 물가를 안정시키고 농가 소득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경북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尹대통령 "미래 투자 지원…저출산 해결에도 재정 역할 확대"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대비 투자도 중점 지원하고, 우리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 해결에도 재정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R&D(연구개발) 투자를 선도형으로 전면 개편하겠다"면서 "AI, 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와 12대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인 29조7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저리 대출 4조3000억원을 제공하고 도로와 용수 등 관련 기반 시설을 적기 확충해 반도체 초격차 확보에 앞장서겠다"면서 "원전산업 성장펀드를 조성해 원전 생태계의 복원과 도약을 이끌고 방산 수출의 모멘텀을 키우는 K-방산 수출펀드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면서 "우선 저출생 추세 반등을 위해 재정지원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단순한 현금성 지원에서 벗어나 실제 육아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양립, 돌봄, 주거의 3대 핵심 분야를 중점 지원하겠다"면서 "필요한 시기에 충분히 육아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로 늘리고, 육아휴직 급여를 대폭 인상하고, 동료 업무 분담 지원금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65개 상생형 어린이집을 통한 긴급 아이 돌봄서비스,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요건 2억5000만원 상향 등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도 더욱 과감하게 늘릴 것"이라면서 내년 병장 월급 205만원, 청년 특화 취업 지원, 일자리 도약 장려금, 기술·연수 3종 패키지 신설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 국가 외교 기조하에 내년도 공적개발원조(ODA) 예산도 6조7000억원으로 확대하고,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금도 50%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극한 호우 등 재난 대비 풍수해 종합 정비사업 확대, 전기차 배터리 화재 방지 스마트제어 충전기 보급, 마약 범죄 근절 예산 확대, 딥페이크 등 첨단 범죄 대응 강화 등도 예산안에 반영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앞서 '스마트 시뮬레이션센터'를 방문, 시뮬레이션 도구를 잡고 직접 복강경 수술을 체험해 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4대 개혁, 국가 생존 위한 절체절명 과제…반드시 완수"

윤 대통령은 연금·노동·교육·의료 등 4대 개혁에 대한 완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금 개혁, 노동 개혁, 교육개혁, 의료 개혁의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개혁에 관해선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이라며 "의료 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 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비급여·실손보험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는 한편, 향후 5년간 30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연금 개혁에 대해선 지난 9월 정부 차원의 단일한 연금개혁안을 제시했다고 밝히면서 "정부 안(案)은 논의의 시작이자 기준점"이라며 "국회 논의 구조가 조속히 마련돼 이른 시일 내에 사회적 대합의가 이루어지고, 법제화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동 개혁과 관련해선 "이제 국민의 일자리 기회를 넓히는 노동제도 유연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연공서열에서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선해 나가고, 개인별로 다양한 근무 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약자보호법, 공정채용법과 같은 노동 개혁 입법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개혁에 관해서는 "아이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는 '퍼블릭케어 시대'를 완성하겠다"며 "AI 디지털교과서, 지역 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 등 융합형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구 위기 극복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짚었다. 대통령실에는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해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출생아 수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을 언급하면서 "추세 반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국가채무비율 전년보다 소폭 증가…재정 지속가능성 확보할 것"

2025년도 총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3.2% 증가한 677조 원이다.

윤 대통령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 준칙 범위 내"라며 "국가채무비율은 48.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소폭 증가하는 수준으로 억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사업 전반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재검증하여 총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약자 복지, 미래 대비 투자 등 국가가 해야 할 일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와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앞으로 재정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정부는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비하여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직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총리가 본회의장 단상에 오르는 것은 1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