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상증자 추진 관련 사과…철회 가능성 시사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소미 기자] 고려아연이 최근 발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시장의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다"며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려아연은 12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유통 물량을 늘리고 주주 기반을 확대해 국민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로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시장 상황의 변화와 투자자 우려,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시장 피드백과 주주들의 우려, 당국의 요구를 종합 검토해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철회 여부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으며, 사외이사들이 주도하는 논의 기구를 통해 이번 유상증자 계획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철회 가능성에 대해 심각히 검토하고 있으며, 철회하더라도 상장폐지나 주주 피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대규모 유상증자에 제동…시장 우려 반영
지난 6일 금융감독원은 유상증자 추진 경위,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 실사 경과 등의 부족을 이유로 고려아연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는 자사주 매수 직후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점에서 투자자 보호와 공정 거래 차원에서 불투명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시장 피드백과 감독당국의 요구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추후 발표될 계획을 통해 우려 사항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영권 분쟁 격화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만약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철회할 경우 MBK·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현재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39.83%를 보유, 최윤범 회장 측은 34.65%로 추산된다.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중 과반수를 차지하는 사외이사들이 유상증자 철회 여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연말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을 두고 의결권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