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내년 원유 공급 과잉·유가 하락 '이중고' 우려
IEA, 내년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100만 배럴 예상 유가 하락 지속 가능성에…韓정유사, 재고손실 우려 확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소미 기자] 내년 사업계획 구상에 한창인 국내 정유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비(非)OPEC 산유국들의 원유 증산과 OPEC+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완화로 공급 과잉이 예상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다.
18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과 가이아나,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주요 비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내년 하루 150만배럴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원유 소비 증가 예상치인 하루 99만배럴을 웃도는 수치다.
특히 미국은 사상 최고 수준의 원유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340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 산유국들도 감산 정책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유사 주요 수익성은 원유 구매와 석유제품 판매 시기 사이의 가격 변동에 따라 좌우된다. 원유 정제 후 판매까지는 통상 2~3주 시차가 발생하는데,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 보유 재고 평가손실이 확대되는 것이다. 정제마진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사 입장에선 수익성을 악화 시키는 요인이다.
글로벌 수요 둔화도 걸림돌이다. 글로벌 최대 원유 소비 국가인 중국은 9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IEA는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가 올해 글로벌 수요 둔화의 핵심 요인"이라며 "중국 경제 약세가 원유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7.0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전장 대비 3.69% 하락한 수치다. 브렌트유 역시 전 2.09% 하락한 71.04로 거래를 마쳤다.
안정세를 보이던 정제 마진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전 주 대비 배럴당 0.6달러 하락한 10달러를 기록했다. 3주 연속 상승했던 마진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휘발유·경유, 등유 마진도 소폭 감소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은 정유사들에게 재고손실로 작용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았듯, 유가 전망에 대한 예의주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EA는 "내년에도 원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100만 배럴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 과잉이 시장에 안정성을 제공할 수도 있으나, 정유업계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사업 다각화 등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