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충격파에도 이재명 테마주 14곳·한동훈 테마주 5곳 상한가
'정부 주도' 원전·밸류업·대왕고래는 대거 급락 "외인 매도세, 우려보단 작아...수습 속도에 달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36포인트 넘게 주저앉았다. 특히 정치 테마주들의 급등락이 나타났는데,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이었던 원전·기업 밸류업·대왕고래프로젝트는 급락했으며 여야 대표의 테마주들은 무려 19곳이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6.10포인트(1.44%) 내린 246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13.65포인트(1.98%) 하락해 677.15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전날 발표·해제된 계엄령의 충격이 예상됨에 따라 폭락 우려가 일었다. 실제로 계엄령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1440원을 돌파했으며 미국에서 거래되는 MSCI 한국 지수 ETF도 전일 대비 6%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회의)를 개최했으며 거래소는 해외거래 동향을 면밀히 살핀 뒤 증시 개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오전 4시가 넘어 대통령이 계엄령을 해제하면서 한국 관련 자산군들의 가격은 다소 안정됐다. 주식시장 개장 전인 오전 7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10원 후반으로 떨어졌으며, MSCI 한국 지수 ETF도 1.6% 하락하는 데에 그쳤다. 이날 두 차례에 걸쳐 비상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한 거래소는 거래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증시를 정상 운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계엄령의 여파로 인한 우리 경제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데에 총력을 기울였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F4회의를 마치고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 조치를 총동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으며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증시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채권·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안정펀드를 마련, 필요시 신속히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개장과 함께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6.80포인트 내린 2453.30으로 하락했다. 이어 오전 9시 12분 2482.59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어 2450대를 유지하다 246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코스피와 같이 1.98% 떨어진 677.15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 급락은 예견됐던 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원인이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오전에 이미 3000억원을 넘겼으며 장 막판 5150억원까지 늘어났으나 이후 일부 매수에 나서면서 4088억원어치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전날 6일 간의 외인 순매도세를 끊어내고 매수를 끌어낸 코스피 시장이었으나 단 하루 만에 매도로 전환하게 됐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의 155억원어치 순매도였다.
특히 장중에는 윤 대통령의 탄핵 논의와 이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정치 테마주의 급등락이 이어졌다. 먼저 정부 주도인 동해 가스전 개발 사업,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원전 개발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테마주인 화성밸브가 26% 넘게 폭락했으며 한국가스공사는 18%, 한선엔지니어링은 16% 이상 빠졌다.
또 원전주인 비에이치아이는 17.85%, 한전기술은 15.77%, 우진엔텍은 15.54% 하락했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동력이 상실될 우려에 하나금융지주가 6.67%, 신한지주가 6.56%, KB금융이 5.73% 떨어졌다.
반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24곳이나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대부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테마주로 꼽히는 것들이다. 이재명 대표 테마주의 경우 CS와 수산아이앤티, 에이텍, 오리엔트정공 등 14곳이 상한가를, 한동훈 대표의 경우 대상홀딩스와 덕성우, 오파스넷, 태양금속 등 총 5곳이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매도 규모는 우려보다는 크지 않다"라며 "외국인 자금이탈 확대 가능성은 정치 리스크가 얼마나 빠르게 수습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저점은 2400포인트, 내년 중에는 2250을 하단으로 박스권은 지켜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