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탄핵정국까지…건설업계 “내년이 더 힘들다”
건설업계, 정치적 불확실성에 내년 아파트 분양계획 ‘불투명’ 해외사업‧국내 공공공사 차질 불가피…"존폐 위기 놓일 것"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건설업계의 내년 사업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건설·부동산 경기 위축과 공사비 급등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데다 계엄 및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2025년 새해를 보름여정도 남긴 상황에서 내년 분양 일정을 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 대내외 경제 리스크와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이슈까지 겹치면서 내년 분양계획을 확정하지 못 하고 시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올해 하반기 정부의 대출 규제로 거래가 급감하는 등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내년 분양계획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특히 최근 탄핵 정국으로 영향으로 당초 1~2월 분양 예정이었던 사업장은 봄 이후로 미루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월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는 한 정비사업지의 경우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조합과 협의했다”면서 “늘어나는 금융비를 감안하더라도 봄 이사 성수기에 맞춰 분양하는 것이 낫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사업도 악화일로를 걸을 전망이다. 규모가 큰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정부 간(G2G)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가장 먼저 피부로 와 닿는 문제는 환율이다. 탄핵 정국으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공사에 필요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율과 직결된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12일 기준 1431.9원으로, 환율이 1430원대까지 상승한 것은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지난 2022년 10월 26일(장중 고가 1432.4원) 이후 약 2년 1개월여 만이다.
건설업계는 해외 수주의 경우 연 단위 계약이 주로 이뤄지는 만큼 현재 시점에서 손실이 발생하진 않겠지만 정치 리스크와 환율 불안이 장기화했을 때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재집권과 최근 불거진 계엄 사태 등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이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국정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면 정상회담 등 정부를 활용한 세일즈 외교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건설업계는 탄핵 정국 불안 속에서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부문 공사 발주가 지연 또는 무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도 SOC 예산은 25조4344억원으로 올해(26조4000억원) 대비 9656억원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SOC 예산은 명목 금액인 만큼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예산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본다.
이미 확정된 공공사업 정상 추진에도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미 적정성, 타당성 검토를 거친 사업들도 정권 교체이후 무산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면서 “부동산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공사 일감마저 줄어들 경우 해외사업이 전무한 중견건설사들은 존폐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