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동시 대표이사 교체
신세계건설‧HJ중공업‧KCC건설 등 중견사도 CEO ‘교체카드’ 꺼내
건설업 불황 지속으로 안정보다 변화 택해…체질 개선 특명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김하수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김하수 기자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건설업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리더십 교체 승부수를 던졌다. 경영 체제 쇄신을 통해 부진한 실적 개선 및 책임 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2024년 대표이사·사장단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윤영준 사장 후임으로 내정된 이 부사장은 1994년 현대건설 입사 후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과 전략·기획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사장은 설계·조달·시공(EPC) 역량 향상을 통해 토목·플랜트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에너지 분야 중심 전략적 투자 확대를 통해 업계 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도전정신'으로 상징되는 그룹 헤리티지를 지속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는 ‘재무통’인 주우정 부사장(기아 재경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주 신임 대표이사는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제철에서 재무관리실장과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을 지냈으며 기아에서 재경본부장(부사장·전무)을 역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보임을 통해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역량·성과를 중심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 이어 12월 중순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의 과감한 인적 쇄신뿐 아니라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육성 및 발탁 등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5일 신임 대표이사로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내정하고 다음달 선임할 예정이다. 백정완 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김보현 신임 대표이사 예정자는 1966년생으로 대한민국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총괄했다. 2022년 중흥그룹 편입 이후에는 대우건설 고문직을 1년간 역임했고 이듬해와 올해 총괄부사장으로 국내외 현장 및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다.

대우건설은 관계자는 “오랜 기간 군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이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도 조직 구성원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건설업계는 인적 쇄신을 반전 수단으로 삼고 있다.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 △GS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신세계건설 △진흥기업 △태영건설 △HJ중공업 건설부문 △BS산업 △KCC건설 등이 수장을 바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전통 건설업이나 영업 출신 CEO를 선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재무통, 재무 전문가인 CEO를 선임하는 건설사들이 많아졌다”면서 “업황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새로 교체된) 대표이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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