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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손태승의 고민 ②] 손보·생보·GA 등 '보험사 패키지 인수' 가능성 없나

사모펀드 JC파트너스 투자처에 일부 참여하며 '한다리 걸치기'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따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차질

2022-04-20     박재찬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MG손해보험, KDB생명 등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보험사 인수 계획이 무너지면서 비은행계열 포트폴리오 확대에 차질을 빚고 보인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금융지주 본사. Ⓒ이혜영 기자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만한 무게감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금융은 은행 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회사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2조5879억원이고 이 중 우리은행 순이익 비중은 2조3755억원으로 82%를 차지했다. 4대 금융그룹의 은행 자회사 중 이익 비중이 80%를 넘는 회사는 우리은행뿐이다.

리딩금융 KB금융그룹의 지난해 말 순이익은 4조3844억원이고, 이 중 KB국민은행의 순이익 비중은 59.1%다. 신한금융그룹의 순이익은 4조193억원이고 신한은행의 비중은 62.5%고, 하나금융그룹의 순이익은 3조5261억원이고 하나은행의 비중은 72.9%다.

4대 금융지주 지난해 비은행 자회사 순이익/제공=각 사

우리금융의 비은행이익 비중은 다른 4대 금융그룹과 달리 20%에 못미친다. 우리금융 비은행자회사 중 순이익 비중이 가장 큰 회사는 우리카드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2007억원이고, 뒤를 이어 우리캐피탈이 1406억원을 거뒀다. 또 우리종합금융 799억원, 우리자산신탁이 4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의 비은행이익은 KB증권 5943억원, KB국민카드 4189억원, 푸르덴셜생명 3362억원, KB손해보험 301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비은행이익은 신한카드 6750억원, 신한라이프 3916억원, 신한금융투자 3108억원, 신한캐피탈 2749억원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비은행이익은 하나금융투자 5066억원, 하나캐피탈 2720억원, 하나카드 2505억원, 하나생명 243억원을 거뒀다.

이처럼 KB·신한·하나금융의 비은행이익을 보험사와 증권사가 거둬들인 반면 우리금융은 보험사와 증권사가 없다. 결국 손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천명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서는 보험사와 증권사 인수가 필수적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는 MG손보·KDB생명·리치앤코 등을 한꺼번에 인수에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JC파트너스가 우리금융에 생명·손해보험사·대형보험판매대리점(GA) 등을 패키지로 재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우리은행이 JC파트너스가 투자하는 곳마다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이 MG손해보험, KDB생명 등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보험사 인수 계획이 무너지면서 비은행계열 포트폴리오 확대에 차질을 빚고 보인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은행 본점. Ⓒ이혜영 기자

최근 JC파트너스는 MG손보의 자본확충에 실패했고, 금융위원회는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됨에 따라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JC파트너스는 2020년 말 산업은행과 KDB생명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나 현재까지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부실금융기관의 대주주는 대주주 적격심사에서 결격 사유 가운데 하나다.

결국, JC파트너스가 주도한 생손보·GA 등으로 이어지는 보험자회사 패키지 투자는 실패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고 매물로 나온 MG손보 인수전에 우리금융이 직접 뛰어들 가능성은 아주 낮다. MG손보와 KDB생명을 정상화하기까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가성비를 따져볼 때 우리금융입장에서 보험부문 강화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금융그룹이 MG손해보험, KDB생명 등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보험사 인수 계획이 무너지면서 비은행계열 포트폴리오 확대에 차질을 빚고 보인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금융지주 본사. Ⓒ이혜영 기자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은 풋옵션 분쟁 중인 교보생명에 관심이 더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은 FI의 풋옵션 행사가 신창재 회장의 지분을 빼앗아 실질적인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풋옵션이 이행돼 경영권이 포함된 FI의 교보생명 지분이 매물로 나온다면, 국내 금융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회사는 4대 금융지주 중 보험자회사가 없는 우리금융뿐이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교보증권까지 한번에 얻을수 있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교보생명과 FI의 풋옵션 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우리금융의 비은행강화가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당장 나서기에는 마땅한 보험사, 증권사 매물이 없다" 라며 "앞으로 시장금리 상승으로 증권사, 보험사 등이 매물로 나올 수 있는 관계로 무리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