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자산운용 등 비이자이익, 1위 신한금융의 37% 수준
롯데카드·MG손보 인수설 무성 속 "정해진 바 없다" 입장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이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은행·비은행간 수익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금융지주 본사.  Ⓒ이혜영 기자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이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은행·비은행간 수익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금융지주 본사. Ⓒ이혜영 기자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회장' 타이틀을 단 것은 지난 2018년 12월 말이다. 전임자인 이광구 전 은행장이 채용비리 사태로 예기치 않게 낙마하면서 우리은행을 이끌게 된 손 행장(2017년 12월 말 취임)은 1년여 만에 우리금융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손 회장은 행장·회장 직을 잇따라 맡으면서 조직 내부를 추스르고, 금융그룹을 재건하며 좋은 실적을 거둬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쉬운 구석도 있다.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이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은행·비은행간 수익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은행 순익이 전체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손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확보에 속도를 내야할 상황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를 비롯한 신한, KB국민, 하나 등 주요 금융그룹은 최근 지난해 실적을 잇따라 발표했다. 실적이 가장 좋았던 금융그룹은 KB금융으로 4조38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금융(4조193억원), 하나금융(3조5816억원), 우리금융(2조8074억원) 순이었다.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이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은행·비은행간 수익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금융지주 본사.  Ⓒ이혜영 기자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이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은행·비은행간 수익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금융지주 본사. Ⓒ이혜영 기자

전년 대비 상승률이 가장 큰 곳은 우리금융이었다. 우리금융은 1조5152억원에서 1년 만에 85.3% 오른 2조8074억원까지 치솟으며 하나(33.4%), KB금융(24.7%), 신한(17.7%) 등 다른 금융그룹을 압도했다. 그룹의 실적을 이끈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74.1% 상승한 2조38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타 금융그룹 은행 계열사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률 만큼은 하나(27.2%), 신한(20.1%), KB국민(9.4%) 등을 압도했다. 순이익 기여도도 90.4%에서 85.0%로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주력 계열사(은행)의 순익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게 특징으로 꼽히나 동시에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 기여도는 타 금융그룹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4대 금융그룹의 작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카드, 자산운용 등)들이 낸 비이자이익(신용카드, 방카슈랑스, 유가증권 수수료 등)은 1조358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국내 주요 금융그룹 비이자이익(단위 : 억원). 사진=각 사 실적 자료
2021년 국내 주요 금융그룹 비이자이익(단위 : 억원). 사진=각 사 실적 자료

이는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적은 규모다. 1위인 신한금융(3조6381억원)의 37% 수준이며 KB금융(3조2540억원), 하나금융(1조777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리·수수료 인상 여파로 증권·보험·카드업계의 분위기가 녹록지 않겠다는 전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강화' 부담은 더욱 커졌다. 

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같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손 회장은 "올해 증권 부문 등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만한 무게감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다"라며 특히 증권, 보험 등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가 1월 공식 출범한 것 외 별다른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F&I는 지주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우리금융의 14번째 자회사다. 우리금융F&I 외 우리금융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이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은행·비은행간 수익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금융지주 본사.  Ⓒ이혜영 기자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이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은행·비은행간 수익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 우리금융지주 본사. Ⓒ이혜영 기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우리금융이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우리카드·롯데카드의 통합 점유율은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설 것이라는게 인수설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였다.

또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이 공개 매각에 나서면서 보험사가 급한 우리금융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과거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우리금융이 출자에 참여했던 이력과, 이후 유상증자도 참여하면서 인수설에는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까지 보험, 카드사 인수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라며 "완전 민영화 이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 보험, VC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1월 우리금융F&I 설립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경우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우리금융과의 시너지 등 여러 요인들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는 검토되거나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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