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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단상까지…자유·인권 외친 尹대통령 취임식 '파격' 행보

"국민의 나라,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만들 것" 2013년 이후 9년 만에 열린 대통령 공식 취임식 4만5000여명 초청…문재인 전대통령과 웃으며 악수

2022-05-10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10일 국회에서 열렸다. 2013년 이후 9년 만에 열리는 취임식은 밝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의 나라,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임식이 열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은 4만5000여명의 초청객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으로 오전 내내 북적였다. 검색대도 수십 개가 마련, 철저한 보안검색이 이뤄졌다. 검색대를 통과한 초청객들은 역사적인 현장을 간직하고 싶은 듯 사진을 찍었고, 음향 테스트도 이어졌다. 2013년 이후 대통령 취임식이 정식으로 열리는 것은 9년 만인 만큼, 분위기는 고조됐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 취임식은 줄곧 국회 앞마당에서 거행됐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선거를 치렀고, 인수위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취임식을 약식으로 진행했다. 

취임식 행사장 단상은 ‘T’자 형태로 꾸며졌다. 본무대 앞에 살짝 낮게 돌출된 작은 무대도 마련됐다. 이는 윤 대통령이 특별히 지시한 것으로 국민에 더 가깝게 다가가고, 낮게 임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단상 중앙에는 윤 대통령과 부인인 김건희 여사, 전임인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나란히 앉았다. 윤 대통령 뒤쪽으로는 5부 요인과 정당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자리했으며, 문 전 대통령 뒤쪽에는 대구 달성군에 머무는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유족들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수감돼 있어 김윤옥 여사가 참석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도 취임식에 참석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도 자리했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 밖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등 경제계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탈북 국군포로 3명도 자리했다. 탈북 국군포로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참석자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는 설레임과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로 상기됐다.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왔다.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53분 차량에서 내려 국회 정문에서부터 단상까지 걸어서 입장했다. 검은색 양복을 입고, 하늘색 넥타이를 찬 윤 대통령은 진입로 펜스 사이로 손을 내미는 시민과 주먹인사를 했다. 흰색 투피스 치마 정장을 입은 김 여사도 고새를 숙여 시민에게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문 대통령과 인사했고, 문 대통령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곧이어 오전 11시 팡파르가 울려 퍼지며 본행사가 시작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식사에서 “새 정부는 공정과 상식, 자유와 통합의 대한민국을 열어나간다는 웅대한 포부를 천명하고, 오늘 그 첫발을 내딛는다”며 “앞으로 5년 동안 윤석열정부가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이어나가길 온 국민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16분 동안 취임사가 진행됐다. 애초 25분가량의 긴 분량으로 알려졌으나, 윤 대통령이 이를 절반 정도로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며 “자유와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의 재편 등을 언급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책임을 부여받게 된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식은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내빈 환송을 마친 뒤 용산으로 마련된 새 집무실로 이동해 “오늘부터 일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모든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위해 우리 한 번 신이 나게 일해보자”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주요 외교사절단과 면담을 한 뒤 국회 로텐더홀에 있는 경축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후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개최되는 외빈 초청 만찬을 가지는 등 취임식 외교에 집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