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철회에도…발 묶인 하이트진로 '교통방해·안전문제 심각'
안전운임제와 별개…수양물류 소속 100여명 시위
운송료 30% 인상 등 요구하며 차량 출입 막고 있어
"시청에 고발…별다른 조치 없어 답답한 상황"
2023-06-15 천소진 기자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종료되면서 대부분의 노조원들이 15일부터 운송 업무를 재개한 가운데,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는 아직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전날 정부와의 협상이 타결되면서 각 지역마다 마무리 집회나 보고대회 등을 열고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100여명의 화물차주들은 이날 오전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공장 앞에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안전운임제와 별개로 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의 이 같은 요구조건은 하이트진로가 아닌 수양물류와 협상해야 하는 사안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정부와 화물연대가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사업장별로 조합의 요구사항과 조건이 다르다”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전체 생산량 70%를 차지하는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달 들어 일평균 출고량이 평소보다 38%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긴급 수송 대책으로 기존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외에 다른 업체와 물류 계약을 체결하고, 경찰의 차량 통제, 대체 직원 투입, 도매상들의 운송 참여 등으로 평시 대비 70%까지 회복됐으나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 되고 위험한 상황들이 발생하자 경찰도 강력 대응하기도 했다.
이천공장 남쪽 연접 표시 구역의 상하행 도로에 화물차들을 길게 주차하고 며칠째 이동시키지 않아 배송 업무를 수행하는 화물차들과 직원들의 공장 출입에 큰 불편을 줘 교통방해의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하이트진로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안전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왕복 2차선으로 버스 정류장 등이 위치해 있어 안전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도로에 불법주정차된 차량에 대해 민원 넣은 상태인데 시청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물연대 불법 시위 가담자들 중 행위가 엄중하거나 이를 주도한 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화물차주들의 파업 집회가 끝나지 않은 만큼 하이트진로의 주류 공급에는 계속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의 계속된 파업 소식에 편의점, 소상공인 등도 난감한 상황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편의점들은 지난주부터 하이트진로의 일부 주류 제품에 대해 발주를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파업이 끝났다고 해서 안도했는데 편의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주류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발주 제한도 그대로다”라며 “지금도 주류 부족 현상이 심한데, 정상화까지 시간이 지체되면 매출 타격도 더 커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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