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오비, 대체 차량 투입에 제품 출고율 회복
소상공인들 "수급 중단으로 시름 깊어져"

13일 서울 강남역 인근 식당, 주점이 밀집한 골목에서 주류 납품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소주와 맥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주류사들의 출고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소주와 맥주 출하량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중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소상공인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이천·청주공장 누적 출고율은 이번 주 들어 평시 대비 60% 수준까지 회복됐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전체 생산량 70%를 차지하는 이천·청주공장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달 들어 일평균 출고량이 평소 대비 38%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지난 2일에는 이천공장의 경우 화물차주들의 파업으로 제품을 빼지 못해 아예 생산을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긴급 수송 대책으로 이천·청주공장의 기존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외에 다른 업체와 물류 계약을 체결하고, 출고율을 높였다.

또, 일부 주류도매상이 직접 트럭을 끌고 이천, 청주의 하이트진로 공장을 방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출하량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추가 물류업체와의 계약 등 노력과 도매상‧편의점에서 직접 방문해 제품을 납품해 가면서 출하량이 60%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도 대체 운송 차량 투입으로 맥주 출고율을 평시 대비 60% 가까이 개선했다. 오비맥주도 물류 위탁사 소속 화물차주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의 맥주 출하량이 평소 대비 20~25% 수준으로 떨어졌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임시차량 확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출고율을 50~60% 정도 끌어올렸다”면서 “계속해서 임시차량을 이용해 출하량을 늘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출고율을 70%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매상들이 직접 납품하는 것도 한계에 달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지방의 주류도매상들을 중심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물류비 등 부담에 제품 납품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파업을 하는 화물차주 중에서 길을 막는 등 운송을 방해하는 사례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지난 13일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집회를 하던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을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30분가량 이천공장 주변 도로에 화물 차량을 세워두어 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천경찰서는 지난 8일에도 업무방해 혐의로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A씨 등 15명을 체포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드나드는 화물 차량을 막아선 혐의다.

운송 차질에 따른 피해는 소상공인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소상공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발주 제한을 하소연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소상공인은 “대구인데 참이슬, 진로, 카스 공급이 어렵다고 주류사에서 연락이 왔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에 다른 소상공인은 “서로들 힘들 상황이니 뭐라 드릴 답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7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입장을 밝힌다”면서 “화물연대의 파업은 소상공인의 처지를 깊이 헤아리지 않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소공연은 “화물연대의 강대강 대치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님맞이에 필요한 물류 수급 중단으로 이어져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물류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파업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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