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루나’...조양 가족, 송곡항 앞바다서 발견
조양 부모, ‘루나 코인’ 여러 차례 검색해...투자 실패로 극단적인 선택 했을 것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제주도 한달살이’를 갔다 실종된 조양 가족의 승용차가 송곡항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조양 부모가 암호화폐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검색한 것과 어려운 경제적 형편에 놓였던 것을 감안해 투자 실패와 생활고로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광주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 등은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 아버지(36) 소유의 아우디 A6 승용차를 인양했다.
경찰이 조양 부모의 포털사이트 활동 이력을 분석한 결과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색 이력에는 ‘수면제’도 포함됐다.
조양 부모는 어려운 경제적 형편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운영하던 컴퓨터 관련 매장의 문을 닫았고, 이후 월세, 신용카드 대금 등을 밀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채무는 1억원 초반대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 투자 실패로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찰이 인양한 차 안에서는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운전석에는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는 성인 여성과 여자아이로 추정되는 시신이 부패해 있었다. 경찰은 3명의 성별·연령대·CCTV에 포착됐던 옷차림 등으로 미뤄 지난달 ‘한 달살이’를 하겠다며 광주를 떠나 송곡항 일원에서 연락이 두절된 조양 가족으로 보고 있다. 지문 대조와 유류품 분석 등을 거쳐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승용차는 전날 오후 송곡항 방파제에서 80여m 떨어진 물속에서 뒤집힌 상태로 발견됐다. 트렁크를 제외한 차 문은 모두 닫혀있었으며 탑승자가 내부에서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시도한 정황도 찾을 수 없었다.
조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9일~6월 15일까지 제주도로 교외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제주행 교통편이나 숙박시설을 예약한 흔적은 없었고 완도의 한 펜션에 숙박 예약을 했다. 이후 지난달 31일 오전 1시를 전후해 20분 간격으로 조양과 조양 어머니의 휴대전화 전원이 각각 꺼졌고, 오전 4시께 송곡항 인근에서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꺼졌다.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이달 16일 이후에도 아이가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24일 실종 경보를 발령하고 공개 수사에 나섰다. 이어 신고 6일 만인 지난 28일 오후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 가족의 승용차 부품과 차량을 잇달아 발견했다.
경찰은 통신 기록·신용카드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해 가족의 행적을 세부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또 검시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