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노하우로...진단키트사, '원숭이두창' 키트 속속 개발

씨젠·진스랩·바이오니아·바디텍메드·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개발 성공

2023-07-01     최성수 기자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전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국내 진단키트업체들이 속속 관련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했다. 코로나19 당시 쌓인 노하우로 빠른 개발이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진단키트업계에 따르면 씨젠, 진스랩, 바이오니아, 바디텍메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등이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지난 22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지 약 일주일만의 성과다.
가장 먼저 개발 성공을 알린 곳은 씨젠이다. 씨젠은 지난 28일 원숭이두창 진단시약인 ‘NovaplexTM MPXV Assay’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씨젠의 제품은 1시간 30분만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씨젠은 이 제품을 유럽 등 원숭이두창이 확산중인 국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GC(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인 진스랩도 70분만에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는 진단키트(GCdiaTM Monkeypox Virus Detection Kit)를 개발했다. 진스랩측은 “자체 생산 효소와 다중중합효소연쇄반응(multiplex PCR)기술의 개발 노하우를 활용해 해당 제품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바디텍메드도 자회사 유진셀을 통해 연구용 원숭이두창분자진단키트 ‘ExAmplex Monkeypox PCR kit’ 개발을 완료했다. 해당 키트는 PCR 분자진단키트로, 전용 추출기기와 증폭기기를 사용하면 1시간내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냉동보관을 해야 하는 일반제품과는 달리 동결 건조시약을 사용해 상온에서 보관,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바디텍메드는 PCR 분자진단키트 외에도 간단한 채혈을 통해 얻은 피한방울로 체내 원숭이두창항체 보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래피드방식의 신속항체진단키트개발에도 착수했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현재 개발중인 제품은 래피드방식으로 별도의 진단기기 없이 키트를 통해 육안으로 현장에서 15분안에 감염여부를 알 수 있다”면서 “원숭이두창 신속항체검사키트는 내달중 개발을 마치고 임상과 수출허가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도 원숭이두창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U-TOP™ MPX Detection Kit’를 개발했다. 현재 수출용 및 국내 시판용 제품으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중동 및 미국 등에서는 제품을 주문받아 조만간 첫 수출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외에 에스디바이오센서, 수젠텍, 휴마시스 등도 원숭이두창 분자진단제품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수젠텍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의 세계적인 확산 추세 억제 및 국가 방역사업에 일조하고자 신속하게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지금은 앞으로 임상시험 등 추가 프로세스를 거쳐 인허가 등을 고려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 경험 이력을 바탕으로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개발 및 상용화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높은 품질의 제품을 출시해 원숭이두창의 글로벌 확산을 저지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도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개발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지난달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이미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질병관리청에서 원숭이두창 위기 경보를 ‘주의’단계로 격상한 바 있다.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이며, 특히 어린이나 면역저하자 등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원숭이두창은 치료제가 있어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진단키트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잠복기가 최장 21일에 이르는 원숭이두창의 특성을 감안해 의심자 등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PCR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빠르게 선별해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1명인 점 등을 고려하면 코로나19처럼 상용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진단키트사들도 선제적 조치 차원에서 개발했다는 입장이다. 진단키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을 겪으면서 개발 노하우가 쌓이면서 새로운 풍토병이 발생해도 빠르게 대응이 가능한 점이 신속한 개발에 배경이 됐다”면서 “원숭이 두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진단키트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