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계회의, 3년 만에 개최…4대 그룹 총출동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개최가 무산됐던 한일재계회의가 3년 만에 열렸다. 4대 그룹이 총출동해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미가 더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일본 기업인 단체 게이단렌과 함께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열었다. 한일재계회의는 지난 1982년 양국 경제계의 상호 이해증진과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 회의에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 등 대기업 사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4대그룹에서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이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도 함께 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상호 수출규제 폐지, 한일 통화스왑 재개,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등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은 “한·일 관계가 어려울수록 1998년 ‘한일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양국이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소중하다”며 “일본 경제계에서도 양국 정상과 각료 간의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일 경제 동향 및 전망 △지속가능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새로운 세계 질서와 국제 관계 등이 논의됐다. 구체적으로 △상호 수출규제 폐지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필요성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협력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 등이 안건에 올랐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회의후 8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1998년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 및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민간교류 정상화를 위한 비자면제 프로그램 부활 필요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두 단체는 내년에는 한일재계회의를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