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테크] '1대 5000억원 넘는데…' EUV 장비, 무섭게 팔린다
'트윈스캔 EXE:5200' 1대당 약 5700억원 삼성전자, 비메모리·메모리에 차세대 장비 적용 인텔, 차세대 EUV 노광장비 5대 선주문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이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여러 대를 선주문받았다는 소식입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최첨단 장비인 '하이(High) NA(Numerical Aperture, 개구수) EUV(모델명: 트윈스캔 EXE:5200)'를 15대 선주문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장비는 기존 장비보다 해상력을 높인 점이 특징인데요. 가격도 비쌉니다. 1대당 가격이 약 4억3000만유로(약 5700억원)에 달합니다.
이 장비를 가장 먼저 주문한 기업은 인텔입니다. 지난 1월 인텔은 이 장비 5대를 2024년에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지금까지 ASML에 트윈스캔 EXE:5200 선주문을 넣은 기업은 인텔과 TSMC, 삼성전자로 알려져있습니다. 지난 4월20일(현지시간) ASML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1분기 복수의 업체로부터 차세대 장비 공급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4월에도 새로운 주문을 받았다고 언급했는데요.
ASML은 로직반도체 기업 3곳과 메모리반도체 기업 2곳이 이 장비를 주문했다고 했습니다. 로직반도체 기업은 인텔, TSMC, 그리고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부로 추정됩니다.
ASML은 장비 고객사를 기업명이 아닌, 장비가 들어갈 팹의 성격에 따라 구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언급된 2곳의 메모리반도체 기업에도 삼성전자가 또 한번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메모리반도체 기업 1곳은 SK하이닉스 혹은 마이크론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D램에도 차세대 EUV 장비 선주문 경쟁이 치열한 것이죠.
이 장비는 개구수를 기존 0.33에서 0.55로 끌어올린 점이 특징입니다. 결과적으로 적은 횟수로 보다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게 되는데요. ASML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조만간 트윈스캔 EXE:5200 선주문 20대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차세대 장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5000억원이 훌쩍 넘는데요. 과거 EUV 장비가 사양에 따라 1500억~2500억원 사이에 공급됐다면 이 장비는 적어도 2배 이상 비쌉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2억7992만원이라고 하는데요. 장비 1대의 가격을 5000억원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이 돈으로 서울에 약 390채의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군요.
지난 6월 중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ASML 본사를 찾아 이 장비를 직접 봤는데요. 이 부회장의 방문이 곧장 차세대 EUV 장비 주문으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SML은 오는 2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구체적인 힌트가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글로벌테크]는 해외 전자산업의 동향과 해외 기업 이슈를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코너입니다. 국내 독자에 전달되지 않았거나 주목해야하는 내용을 쉽게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