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점유율 3위 마이크론, 차량용 반도체 공급 확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모바일 시장에 집중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미국 마이크론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마이크론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경쟁사인데요.

D램 시장 점유율 1,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데이터센터,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램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왔다면 업계 3위 마이크론은 차량용 D램에 좀 더 많은 비중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략이 주효했던 모양입니다.

최근 마이크론은 2022 회계년도 2분기(12~2월) 실적 발표를 통해 이 기간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선 이 기간 마이크론의 매출 78억달러 가운데 6~7%가 차량용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수요는 크게 줄고 있는 상황인데요. 물론 부품 공급난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산업도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올라오면서 마이크론의 차량용 D램, 낸드플래시 수요가 커진 겁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높은 신뢰성을 갖춰야합니다.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돼있어 내구성, 품질 측면에서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합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이 낮은 것에 대해 기술력 문제와는 별개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아직까진 자동차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대한 기술 요구사항이 높지 않아 이를 지원하는 메모리도 저사양이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사진=삼성전자 제공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봐야한다는 설명인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자동차에 메모리 반도체를 넣고 있지만 마이크론에 비해 비중은 작은 편입니다. 대신 두 기업은 데이터센터, 스마트폰용 반도체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데이터센터에 들어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능력을 지원하기 위해선 고성능 메모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기차에 쓰이는 프로세서는 고사양 제품이 아닙니다. PC나 스마트폰처럼 많은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적어도 당분간은 차량용 AP를 지원하기 위해 굳이 고성능의 메모리를 써야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폭스바겐은 2025년 자율주행 4단계 상용화 계획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4단계는 특정구간 안에서는 운전자 없이도 각종 돌발상황에 대처가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의미합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초고속 처리해야합니다.

이때가 되면 판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 마이크론이 차량용 메모리 시장을 주도했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고성능 메모리가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박 교수는 "현재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가 가장 앞선 기술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차량용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기술 요구사항은 2025년경부터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글로벌테크]는 해외 전자산업의 동향과 해외 기업 이슈를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코너입니다. 국내 독자에 전달되지 않았거나 주목해야하는 내용을 쉽게 풀어드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