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저 시위대' 누나, 대통령실에 사표...野 '尹, 방관 넘어 독려' 반발
대통령실 "누나와 동생 엮는 건 연좌제"...野 "누나가 방송 대신 진행한 적도"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여온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의 누나 안모씨가 13일 대통령실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3일 브리핑에서 "어제 기사가 갑작스럽게 굉장히 많이 나왔고, 본인이 부담을 느껴서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안씨는 현재 사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행정요원인 안씨는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제안을 받고 캠프에 합류한 뒤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씨의 동행 안정권씨는 영상 플랫폼 '벨라도'를 운영해온 유튜버로, 지난 5월부터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차량 확성기로 욕설 시위를 벌여온 인물이라 파문이 일었다. 일부 언론은 누나 안씨도 안정권 씨와 과거 합동 방송을 함께 진행하거나, 벨라도에서 일을 도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안씨가 유튜버 안정권 씨의 누나인 것은 맞으나, 이는 대통령실 임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누나와 동생을 엮어 채용을 문제 삼는 것은 연좌제나 다름없다.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의 이같은 대응에 야권에선 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실은 안정권 씨 누나의 채용을 비판하는 게 ‘연좌제’라고 한다”며 “안정권 씨 콘텐츠를 조금이라도 찾아보라. 누나가 함께 출연하거나 아예 누나가 방송을 대신 진행한 적도 있는데 이 사람이 무관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보수 유튜버 안정권은 세월호를 폄하하고 노회찬 전 의원의 불행한 죽음 앞에 잔치국수 먹방을 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왜곡했던 사람”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광주시민이라 부르짖었던 윤 대통령의 5·18 기념사는 위선과 가식이었나”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안정권 씨의 누나는 본인 역시 극우 유튜버로 활동해온 사람”이라며 “검사, 대통령 부인의 회사 직원, (대통령의) 친인척에 이어 극우 유튜버까지 대통령실에 합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저와 동료 의원들이 양산경찰서를 방문했을 때 경찰서장이 집회 대응이 미흡함을 인정했음에도 이후 상황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그 이유가 이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급속히 경직된 이 정부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그(안씨 누나)의 존재가 일선 경찰 입장에서 어떤 사인으로 받아들여지겠나”라며 “윤 대통령이 전 대통령 사저 앞 혐오 시위를 방관하는 것을 넘어 독려하고 있다는 의심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은 참 ‘끼리끼리 해먹는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러니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정권 씨도) 자기 누님이 대통령실에 있다면 (시위를) 자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법적으로 괜찮다고 하더라도 정치는 상식인데 (이런 행동이) 용납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직원(안정권 씨의 누나)은 안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며 함께 운영한다는 보도도 나왔다”며 “국민들께선 이런 사람이 국정 홍보를 담당하는 홍보수석실 직원이라는 참담하고 어이없는 사실에 윤석열 정부의 수준을 짐작할 것”이라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채용기준과 과정을 국민들 앞에 소상히 밝혀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