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 뚫고 청약증거금 20조 훌쩍...성일하이텍 '역대급 러브콜'
기관 수요예측 2269대 1, 일반 청약서 1207대 1 경쟁률 기록 2차전지 시장 성장 수혜, 폐배터리 독보적 시장 지위도 강점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성일하이텍이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 공모에서도 연달아 대박을 쳤다.
성일하이텍은 19일 일반 공모 청약에서 120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92만3292건의 청약신청을 통해 총 8억572만2250주의 청약신청 물량이 접수돼 약 20조143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앞서 성일하이텍은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역대 최고 경쟁률인 2269.7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성일하이텍은 공모가도 밴드 상단을 초과한 5만원으로 확정했고, 공모금액도 133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 성장하는 2차전지 시장...독보적 시장 지위 확보
성일하이텍이 투자자들로부터 역대급 러브콜을 받은 배경에는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2차전지 시장 수혜와 폐배터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 배터리를 방전시켜 안정성을 확보한 뒤, 소재를 분리하는 습식 공정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황산코발트와 황산니켈, 탄산리튬 등 2차전지 5대 소재 모두를 분리해낸다.
이 공정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성일하이텍이 국내에서 유일하며, 글로벌 시장 경쟁사도 유럽 Umicore와 중국 GEM 등 5개 기업 정도에 불과하다.
성일하이텍의 주요 거래처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의 배터리 생산업체다. 현재는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 등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포크소케미칼, 에코프로 등 소재회사에 되파는 구조다.
또 아직은 전기차 보급이 막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전기차 수명이 끝나는 시점에 도달하면 폐전기차에서 수거한 배터리를 재활용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2차전지 원자재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SNE리서치와 라이스태드 에너지 등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올해 987만대 수준에서 2030년 5901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글로벌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올해 38만5000톤 규모에서 2030년 237만톤까지 늘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탄산리튬 수요도 올해 30만톤 수준에서 2026년 159만톤까지 증가해, 공급 부족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배터리 생산업체 한 관계자는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부문에서 국내 최고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며 "2차전지 원자재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시장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 글로벌 시장서 리사이클링 중요성 부각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을 장려하는 법안이 잇따라 강화되고 있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새정부 경제정책방향과, 이달 초 발표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구체적인 전기차 폐배터리 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EU(유럽연합)는 올해 상반기부터 지속가능한 배터리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배터리 원자재의 재활용을 일정 비율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기존 폐배터리 분야에서는 기업들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했는데, 이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본격화 될 것이다"라며 "EU의 목표대로 하반기 중 관련 법안이 발효된다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성일하이텍은 확보한 자금을 통해 2차전기 원자재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특히, 현재 군산에 신설 예정인 하이드로센터 제3공장 준공을 내년 3분기까지 완공시킨다는 계획이다. 3공장은 기존 2공장과 비교해 3배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또 글로벌 각 지역에 사업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한편,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14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3%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같은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153% 증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공모주 펀드가 최근 3개월간 2조원 가량 빠지며 위축된 상황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이라는 신선하면서도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사업군이 매력적이다"라며 "성일하이텍이 이 사업을 영위하는 첫 상장 기업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