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장사' 덕 본 4대 금융, 보험사가 1·2위 갈랐다
전체 순익 전년비 45% 늘어 8조9000억…KB금융 2조7500억 KB금융-신한금융 순익차 358억…KB손보 3000억 순익 증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신한, KB국민, 우리, 하나)이 상반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은행이 호실적을 내놨고 비은행 계열사인 보험사, 카드사가 증권사의 부진을 방어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4대 금융그룹의 총순이익은 8조96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906억원)보다 45% 증가했다.
순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으로 전년 대비 11.4% 늘어난 2조7566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금융 2조7208억원 △우리금융 1조7614억원 △하나금융 1조727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금융그룹의 순익을 이끈 계열사는 은행이었다. 4대 은행의 총순익은 6조3375억원으로 1년 전 5조3260억원에 비해 19.0% 불어났다. 그룹 내 순익 비중도 65.8%에서 70.7%로 4.9%포인트 상승했다.
우선 KB국민은행의 순익은 1조72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과 여신이 성장하며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순익 비중도 57.5%에서 62.6%까지 상승했다.
원화대출금(6월말 기준)은 323조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1.2% 성장했으며 총자산(6월말 기준)은 506조8000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2.8%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순익도 1조3708억원에서 1조6830억원으로 22.8% 성장했다. 기업대출이 전년 말에 비해 5.9% 증가했고 NIM은 올해 상반기 1.58%까지 오르면서 이자이익도 7240억원 증가했다. 순익 비중은 56.1%에서 61.9%로 커졌다.
90%를 넘었던 우리은행의 순익 비중은 상반기 88.3%로 소폭 낮아졌다. 이는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이 함께 늘어난 영향으로 우리카드는 10.6%, 우리금융캐피탈은 51.9% 성장했다. 우리은행의 순익은 1조2796억원에서 1조5545억원으로 21.5% 늘었다.
하나은행은 그룹 실적이 소폭 깎인 상황에서 순익을 키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1조2530억원에서 9.6% 증가한 1조3736억원의 순익을 냈다. 비중은 71.5%에서 79.5%로 8%포인트 높아졌다.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자산이 성장하며 전체 순익도 늘었다고 평가했다.
금융그룹 순이익 1위 KB금융과 2위 신한금융의 차이는 358억원으로 KB금융이 리딩금융 경쟁에서 이긴 배경에는 KB손해보험이 있다.
상반기 KB손해보험의 순익은 무려 207.5%(2965억원) 급증한 4394억원이다. KB국민카드, KB증권 등 다른 계열사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3000억원 가까이 순익을 늘리며 그룹의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신한캐피탈의 순익이 각각 12.4%, 55.1% 늘며 선전했으나 신한라이프,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하며 리딩금융 경쟁에서 밀렸다. 대신에 2분기 순이익 1조3204억원을 시현하며 KB금융(1조3035억원)을 누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상반기 금융그룹 실적을 이끌었던 은행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NIM 개선은 계속되겠으나 대내외 리스크가 발목을 잡겠다는 분석에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손충당금 부담은 이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라며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데다 금융당국의 선제적 적립 요청이 있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로, 올해 은행계 금융지주는 순이자이익 증가 폭에 비해 지배순이익, DPS 상승폭은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여기에 높은 대출금리는 은행에 대한 대내외 비판 여론을 가중시키면서 대출 가산금리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