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부터 JB전북까지...상반기 은행 11곳 순익 1조2000억 늘었다
실적 발표 11곳 순익 15% '증가'…예대마진 2.40%p '최대 수준' 대손충당금 통해 리스크 대비…8월 인터넷은행 실적 발표 예정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은행 11곳의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손충당금을 쌓았으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이 늘며 이자이익이 불어난게 호실적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은행별 이자이익은 12~2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 11곳(신한·KB국민·우리·하나·농협·IBK·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의 상반기 순익은 총 9조3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1293억원)보다 14.9%(1조2077억원) 늘었다.
KB국민은행의 순익이 1조7264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 1조6830억원 △우리은행 1조5545억원 △하나은행 1조3736억원 △기업은행 1조2264억원 △농협은행 922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순익 증가율은 신한은행이 22.8%로 가장 높았다.
지방은행(부산, 경남, 대구, 전북, 광주)들도 호실적을 냈다. BNK부산은행이 전년 대비 5.9% 오른 2456억원의 순익을 달성했으며 △DGB대구은행 2152억원 △BNK경남은행 1590억원 △광주은행 1249억원 △전북은행 105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JB금융그룹의 전북·광주은행은 순익이 전년 대비 각각 22.1%, 21.7% 늘면서 KB국민은행(21.4%), 우리은행(21.5%), 하나은행(11.2%) 등을 상회했다.
두 은행은 20%가 넘게 순익이 불어나면서 그룹 순익 기여도도 67.9%에서 72%로 올랐다. 또한 합산 순이자마진(NIM)도 지난 1분기 2.56%에서 2분기 2.63%로 개선됐다. JB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사상 최초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호실적 릴레이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예대마진이 늘어난게 주요 배경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6월말 대출금리, 수신(예금)금리 차이인 예대마진(잔액기준)은 2.40%포인트로 지난 2014년 9월(2.44%포인트)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예대마진은 그간 꾸준히 상승해왔다. 1월 2.24%포인트에서 5개월만에 2.40%포인트까지 늘어난 것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했던 3월, 5월 예대마진은 각각 2.32%포인트, 2.37%포인트로 집계됐다. 통상 예대마진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를 따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2.25%까지 끌어 올렸고, 향후에도 인플레이션 상황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상단)를 2.50%까지 올렸고 기대인플레이션이 4.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은행의 호실적은 하반기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며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계속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가계·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부실 우려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실제 은행 11곳 모두 상반기 내 대손충당금을 늘리며 리스크를 대비하고 있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의 평가금액을 뜻한다. 대손충당금을 쌓는 주체(기업, 은행 등)는 회계 '보수주의'에 따라 이를 설정하는데 회계상 비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충당금이 늘 경우 순이익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은행의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8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금융감독원과 논의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게 하도록 하고 당국의 판단에 의해 쌓는 대손적립금 관련 제도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음달에는 인터넷은행 3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3일 카카오뱅크가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며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8월 말 각각 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