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삼성물산 ‘해외’·DL이앤씨 ‘재무’서 웃었다'
DL이앤씨 8위→3위로 ‘급등’…시평액 감소한 GS건설 5위→3위 광주 사고 부침 현대산업개발, 순위 하락했지만 10위 이내 ‘수성’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업계 평가 바로미터이자 건설사 순위로 통용되는 시공능력평가(시평)가 최근 발표됐다. 삼성물산이 9년 연속 1위 수성에 성공한 반면,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은 순위가 하락하는 등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는 매년 건설사들의 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력 및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다.
올해 2022년 시평에선 삼성물산이 2014년 이후로 9년 연속 1위 수성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년 연속 2위를 차지한 이후 2014년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물산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시평 1위 자리를 지치면서 수위 건설사 자리를 굳혔다. 삼성물산은 1위 수성에 그치지 않고, 2위 현대건설과의 격차도 벌리고 있다.
현대건설을 제친 2014년 삼성물산의 시평액은 13조1218억원, 현대건설은 12조5666억원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시평액 차이가 5542억원 정도였다.
그러나 매해 삼성물산은 2위 현대건설과의 시평액 차이를 벌려 나갔고, 결국 2020년 삼성물산이 20조8461억원, 현대건설 12조3953억원으로 십조원대에서 앞자리 단위가 바뀌었다.
이어 2022년 시평액을 살펴보면 삼성물산은 21조9472억원, 현대건설은 12조6041억원으로 양사 간 시평액 차이가 10조원 가까이 벌어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이 상승하면서 특히 경영평가 부문에서 좋은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전체 종합 평가에선 1위 탈환에 실패했지만, 공사실적 평가액과 기술능력 평가액 부문에서 삼성물산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면서 ‘건설종가’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올해 가장 극적인 순위 상승을 이룬 건설사는 DL이앤씨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옛 대림산업에서 석유화학 사업부(현 DL케미칼)을 분사시키면서 순수 건설부문으로 이뤄진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시평액 11조1639억원으로 3위였던 시평 순위가 지난해엔 시평액 6조4992억원, 시평 순위 8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시평액 9조9588억원을 기록해 시평 순위도 다시 2년전의 3위를 회복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매출 등 외형적 측면에선 크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간 전통적으로 신용도와 재무 상태가 우수한 평가를 받아왔었는데, 지난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올해는 다시 그간 강점으로 인정받던 우수한 재무 상태와 신용도 등을 제대로 평가받아 3위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가 지난해 8위에서 올해 3위로 오르면서 건설사 대부분 순위가 하락했다. 2021년 시평 순위 3위부터 8위 건설사 중 전년 대비 시평액이 증가한 포스코건설만 지난해와 동일한 4위를 지켰고, 지난해 3위였던 GS건설은 시평액이 감소(9조9286억원→9조5642억원)하면서 시평 순위도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시평 순위 5위 대우건설과 6위 현대엔지니어링, 7위 롯데건설은 모두 전년 대비 올해 시평액이 증가했지만, DL이앤씨의 대폭적인 순위 상승으로 올해는 시평 순위가 자동적으로 한 계단씩 내려갔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시평액이 증가(4조9162억원→5조3560억원)하면서 순위도 지난해 10위에서 올해는 9위로 상승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2020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기존의 건설 사업 외에 친환경 및 에너지 부문 등 신사업 모델을 전환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건설 사업 역시 전년 대비 토목과 건축 부문 순위가 올라 공사 실적이 8위에서 6위, 토목이 5위에서 3위, 건축이 9위에서 7위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터키 차나칼레 대교 공사 등 최근 집중해 온 해외 PPP(민관 협력 인프라 시공 및 운영 프로젝트) 사업도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며 “이런 해외 토목 사업장에서 공사 대금이 순차적으로 들어오면서 경영 성과로 반영돼 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와 올해 광주에서 연이어 신축 공사 중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부침을 겪은 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5조6103억원이던 시평액이 올해는 4조9160억원으로 떨어졌고, 시평 순위도 9위에서 10위로 내려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매출 총액의 경우 타 건설사 대비 작은 편이지만, 현산은 전통적으로 신인도 평가나 높은 영업이익률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왔고, 이전에 최고 순위 7위까지 오른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여러 사고로 인해 10위 밖으로 밀려날까 우려했지만 재무 안전성과 신뢰성에서 여전히 안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10위 내 수성에 성공했다”며 “큰 사고에도 불구하고 10위 내 순위를 지켜 임직원들도 고무된 상태로, 더 노력해 신뢰 회복에 앞장서 시평 순위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