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강남 집값 흔들?...'하락거래와 신고가 혼재, 더 지켜봐야'

2022-09-05     김지현 기자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지현 기자] 지난 1일 한국부동산원에서 수도권·지방 뿐 아니라 강남에서도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줬다. 강남은 서울 집값의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기에 강남의 하락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을 알리는 가장 확실한 신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통계로 강남이 실제 하락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달 5주차(2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0.1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은 서울(-0.13%)이 하락을 이끌며 0.20% 내렸는데, 이른바 '노도강'은 물론 강남구(-0.06%)와 송파구(-0.12%) 등 강남 지역에서도 전반적인 낙폭이 나타났다. 이에 드디어 부동산이 완전히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같은 통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거래절벽으로 표본수가 너무 적어 해당 통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8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서울 강남의 아파트 거래 건수. 사진=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매매거래현황 캡처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체 부동산 거래 건수는 372건, 강남구 거래 건수는 29건에 불과했다. 아직 부동산 거래 신고기간(거래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이 남아있지만 최근 거래 절벽 상황을 감안하면 추가 건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8월 부터 4년간 서울특별시 월별 거래량이 1000건 이하루 떨어졌던 적은 지난 7·8월 뿐이다. 강남구의 거래 건수가 50건 이하였던 적도 2018년 2월과 지난 7·8월 뿐이다. 부동산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이례적으로 적은 거래량이다.

모집단에 비해서 표본수가 너무 적다는 것도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세대수는 2021년 기준 161만4198개, 강남구는 11만1277개다. 50건은 11만1277 세대의 0.0004%애 해당하는 물량이다. 

또한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지난달 거래가 신고된 매매 29건 중 하락거래도 있지만, 신고가도 11건이나 나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표본수가 워낙 적은데다가 급매로 보이는 소수의 하락거래와 신고가가 뒤섞여 있어, 부동산 하락세라고 판단하기 조심스러운 이유다. 

물론 지난달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전용 84㎡·5층·25억7000만원)와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전용 134㎡·21층·42억3000만원)에서 각각 하락거래가 나온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은마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1월15일 28억2000만원(5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2억5000만원 하락했고, 도곡렉슬의 경우 지난해 5월 말 매도 가격인 49억4000만원(18층)과 비교하면 약 7억원 떨어졌다.

그간 건재했던 청담동도 예외가 아니다. 래미안청담로이뷰 (전용110㎡·5층·28억2000만원)는 2년전 시세 수준에 손바뀜됐다. 2020년 6월 같은 전용평수(11층) 매물은 2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12월 거래가인 38억원(14층)이다. 

하지만 이 거래들이 최근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몇 안되는 거래라는 점, 그리고 압구정동과 청담동에서는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8차의 전용 107.64㎡는 지난 7월 39억원(5층)에 거래되며 지난 4월 신고가인 38억7000만원(7층)을 갱신했고, 압구정동 한양1차 역시 전용 63.87㎡가 지난 7월엔 30억7000만원(6층)에 손바뀜되며 지난해 9월의 신고가 27억9000만원(7층)를 갈아치웠다. 청담동 최고급 빌라 마크노빌 전용 270.25㎡는 지난해 11월 39억에 거래된 데 이어 지난 7월 직거래임에도 43억에 거래됐다. 

관련해 업계 전문가는 “실제 조정 중인 지역도 있지만, 급매물만 거래돼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것처럼 보이는 지역도 있다"며 "신고가와 급매가가 뒤섞인 지역에서는 통계 수치만 보고 조정을 받고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아파트는 집집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몇건의 거래로 판단할수 없다"며 "주춤하는 분위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하락 매매가 늘어나는지 좀 더 지켜봐야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