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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풋옵션 항소심 공방 치열...미국 상장도 주주분쟁 해결이 관건

국내 상장 또 실패...주주간 다툼 해결 없이는 미국 상장도 어려워

2022-09-15     박재찬 기자
교보생명 광화문 사옥/제공=교보생명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재찬 기자] 교보생명의 풋옵션 가치평가 과정에서 투자자 측에 유리하게 평가 기준을 적용해 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하 안진)과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 측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에서도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공방이 길어지면서 지난 7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최종적으로 상장 승인을 거절당했다. 국내 상장에 실패한 교보생명은 최근 미국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미국 진출의 가장 큰 벽도 역시 주주간의 풋옵션 분쟁으로 보고 있다.

1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교보생명 가치평가 허위보고 혐의에 대한 안진 소속 회계사 3인과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번 3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윤리조사심의위원회 조사위원과 안진의 가치평가 업무 수행 당시 교보생명의 데이터룸 개설에 관여한 직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 측은 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에서 안진 회계사에 대한 아무런 징계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주목했다.

회계사회는 앞서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문서가 200건 이상 있음에도 이를 공모행위가 아니라 통상적 업무 협의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은 지난해 11월 회계사회에 조사를 성실히 해달라는 취지의 재진성서를 제출했지만, 회계사회는 12월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재조사를 거부했다.

특히, 검찰 측은 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 조사 결과가 처음부터 반쪽짜리 제한된 정보 제공으로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못했던 점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 측은 앞서 제시한 이메일 증거자료를 다시 한번 제시하며 가치평가 보고서 작성 초기에 어피니티와 안진회계법인 관계자 등 피고인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자고 상호 합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 조사위원 증인은 “공소장, 교보생명의 진정서, 안진의 답변 및 계약서,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 결과 검찰이 공소장에서 문제 삼은 부분과 동일한 혐의 사실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확인하지 못하였다”고 답했다.

이어 “안진 회계사들이 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가치평가를 진행하였으며 이들이 업무 의뢰인인 FI측과 수차례 걸쳐 주고받은 커뮤니케이션은 가치평가 업무의 통상적인 업무수행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했고, 윤리조사심의위원회 위원들의 의견도 동일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안진 소속 회계사와 어피니티 관계자 등 5명은 풋옵션 행사가격 산정 업무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가치평가 업무의 독립성을 준수해야 할 회계사가 사모펀드의 부정 청탁을 받아 허위로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금품을 부당하게 수수한 것은 명백한 회계사법 위반으로 죄질이 무겁다고 보고 있다.

특히, 어피니티의 지시에 따라 평가인자 등을 수정할 때마다 안진 회계사는 결과값을 송부했고, 그 결과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이 20만원 대에서 40만원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이들에 대판 재판은 회계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이 나온 삼덕회계법인 회계사 사건과도 연관이 깊다. 삼덕 소속 회계사는 지난 4월 징역 4개월에, 1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두 사건이 풋옵션 행사 시점과 제시된 주식 가치 등에서 거의 동일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한편, 교보생명은 어피니티와 풋옵션 분쟁이 길어지면서 상장 승인이 거절됐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IPO 작업을 진행했지만 지난 7월 거래소가 최종적으로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자세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보험업계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2대 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인 어피니티 간 분쟁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상장 승인이 거절된 교보생명은 최근 미국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외국계 주관사를 재선정한다거나 교보생명 측이 직접 미국 증시 상장을 공식화한 바는 없다. 교보생명 측은 “2~3년 전 국내 상장 방안을 고려할 당시 여러 가지 선택 사항 중의 하나로 미국 상장도 문의했던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장에도 교보생명의 풋옵션 분쟁은 여전히 걸림돌이 될 것이다”라며 “미국에서도 교보생명의 상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