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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은 “HMM 주인 찾아요”…관건은 매수자 자금력?

2022-09-30     안병용 기자
 HMM 홍콩호. 사진=HMM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산업은행이 21년간 갖고 있던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석훈 회장이 취임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이다. 강 회장은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매물로 내놓을 생각이다. 그중 하나가 HMM이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정부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죽어가는 국적선사들을 살리기 위해 지난 2018년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했다. 전폭적인 지원 속 해운업 호황이 찾아왔고, HMM은 부활에 성공했다.

부활의 정점은 지난해다. HMM은 영업이익 7조3775억원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1년부터 9년간 누적됐던 누적 영업적자 3조8401억원을 한 번에 털어냈다. 부채비율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15년 2000%대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70%대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4조9187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순항 중이다.

산은으로선 HMM을 더 이상 보유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강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HMM의 경우 정상 기업이 됐기 때문에 산은이 갖고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며 조속한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 역시 HMM의 민영화를 공식화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8월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HMM이 계속 흑자가 나는 상황에서 시장에 맡겨야 하는 산업을 정부가 계속 가져갈 순 없다”며 민영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재정 건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윤석열 정부는 HMM 매각을 통해 그간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투입한 168조7000억원 중 48조9000억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은 “업계에서 볼 땐 대우조선보다도 HMM이 훨씬 더 인수하고 싶은 회사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몸값이다. HMM 지분율은 산은 20.69%, 해진공 19.96%로 두 기관이 쥔 지분만 40%를 상회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정부 보유 지분은 70%까지 올라간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조 원에 달한다. 이만한 자금력을 가진 기업은 국내에 흔치 않다.

최근 재계순위 7위인 한화그룹 역시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대우조선의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베팅한 금액도 2조원 수준이다. 결국 자금력을 갖춘 매수자를 구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